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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엔화 약세가 드리우는 짙은 그림자

등록 2015-04-26 18:35

올해 1분기(1~3월) 우리나라를 찾은 일본인 관광객은 50만115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7.7% 줄어들었다. 반면,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은 94만7900명으로 39.6% 늘어나 크게 대조가 된다. 한국관광공사와 일본 정부 관광국이 각각 집계한 수치다. 또한 일본 장난감의 국내 판매량이 최근 한달 새 급증세를 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 장난감 업체들로서는 위협 요인이 아닐 수 없다. 모두 일본 돈인 엔화의 가치가 계속 떨어짐(원화 가치는 올라감)에 따라 빚어지는 모습들이다.

지난 24일 원-엔 환율은 100엔당 903.17원을 기록해 900원에 바짝 다가섰다. 2009년 2월 1558원으로 고점을 찍은 것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낮은 수준이다. 잘 알다시피 일본이 ‘아베노믹스’를 토대로 양적 완화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디플레이션의 재발을 막고 경기를 진작하기 위해 돈을 많이 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낮은 원-엔 환율은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이른 시간 안에 되돌리기가 쉽지 않다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여기저기서 걱정하는 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실제로 엔화 약세의 부정적 파장은 관광과 장난감 업계에만 그치지 않는다. 특히 수출 부문이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자동차와 철강, 석유화학 등 우리의 상당수 주력 수출산업이 세계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하고 있어서다. 일본 업체가 엔화 약세에 힘입어 수출가격을 낮추면 그만큼 한국 업체보다 경쟁력이 높아지게 된다. 가격 하락폭이 아직은 크지 않지만 그 폭을 확대할 경우 한국 업체가 입을 타격은 커지기 마련이다. 올해 원-엔 환율이 평균 900원으로 지난해(996원)보다 낮을 경우 국내 총수출이 8.8% 하락할 것이라는 현대경제연구원의 전망도 있다.

물론, 엔화 약세로 이득을 보는 부문이 없지는 않다. 일본에서 공작기계 등을 들여오는 일부 내수 업체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우리 수출업계의 비가격 경쟁력이 예전에 비해 높아진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엔화 약세는 전체 수출에 상당히 큰 악재가 되고 있다. 중국 시장의 위축 등이 겹쳐 이미 수출은 올 들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성장률의 둔화에 한몫을 하고 있다. 정부와 한국은행, 수출업계가 실효성 있는 대책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다. 엔화 약세는 우리 마음대로 통제할 수 없는 대외적 여건이지만 손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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