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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예비군 훈련장에서까지 총기사고라니

등록 2015-05-13 18:22

예비군 훈련장에서 총기 난사로 여러 사람이 죽고 다치는 사고가 13일 벌어졌다. 한 예비군이 사격훈련장에서 사격을 하다 갑자기 뒤편의 동료를 향해 총기를 난사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20대 초반의 젊은이들이 한순간에 당한 일이니 참혹하고 황망할 뿐이다. 피해자와 가족들에겐 얼마나 끔찍하고 놀라운 일이겠는가. 어디든 안전하지 않고, 누구에게든 예기치 않은 사고가 급작스레 닥칠 수 있는 불안하고 위험한 사회라는 점도 새삼 절감하게 된다.

가해자인 최아무개씨가 왜 그런 일을 저질렀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최씨가 군 복무 시절 ‘관심병사’로 분류됐었다는 점에서 군 입대 이후의 정신적 상처가 원인이 된 것 아니냐는 짐작은 가능하다. 그런 점에선 이번 사고의 원인과 문제점 역시 군내 총기사고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과도한 스트레스나 정신적 상처가 총기사고로 이어질 위험성은 군 내무반이나 전방 초소는 물론 예비군 훈련장에도 존재한다고 봐야 한다. 최씨가 관심병사로 현역 시절 관리대상이었다면 전방과 마찬가지로 총기와 실탄, 폭발물을 다루는 예비군 사격훈련장에서도 같은 수준의 주의와 관리가 필요했을 것이다. 사고가 벌어진 예비군 훈련장에서 그런 주의를 기울인 흔적은 없다. 오히려 평소에도 사격하기 전에 미리 실탄을 나눠주고 기다리게 하는 등 실탄 관리가 부주의했다는 말까지 나온다. 사격훈련에서 난사가 이뤄진 것 자체가 안전 통제에 실패한 것이기도 하다. 그런 안이한 관리와 방심이 사고를 부른 것이다.

군은 이번 사고의 원인을 분명히 밝혀내야 한다. 위험요소를 방치하고 관리와 통제를 소홀히 하다 사고가 터진 뒤에야 면피성 대책을 내놓는 해묵은 대응방식이 이번에도 반복되어선 안 된다. 잘못과 실수가 있다면 분명하게 드러내고, 지휘관들의 책임도 하나하나 따져야 한다. 철저한 안전대책 없이 형식적으로 허술하게 이뤄지고 있는 예비군 훈련의 허점도 이번 기회에 바로잡아야 한다. 생때같은 자식을 어이없게도 예비군 훈련장에서 잃는 부모들의 아픔이 다시 있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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