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의 혁신기구 출범이 임박했다. 문재인 대표는 22일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에게 당 혁신기구 위원장직을 제안했고, 김 전 교육감도 숙고중이라고 한다. 4·29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한 지 거의 한달 만에 혁신기구가 꾸려지는 셈이다. 지금의 야당으론 안 된다는 데 모두 동의하면서도, 혁신기구 출범을 놓고 지루한 갈등과 싸움을 벌였던 게 제1야당의 민낯이었다.
혁신위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김상곤 전 교육감이나 한때 물망에 올랐던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나 모두 정당에서 오랜 정치 경력을 쌓아온 사람들이 아니다. 외부 인사가 정당 혁신 작업을 주도하면 당내 사정에 밝지 못해 거센 반발에 부닥칠 수 있지만, 반대로 정당 안에서는 보지 못하는 참신한 시각으로 혁신을 이끌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시점에서 국민과 야당 지지자들이 새정치연합 혁신위에 기대하는 것도 바로 이 점일 것이다. 내부 기득권과 인맥에 얽매이지 말고 국민과 지지자의 개혁 요구를 가장 앞에 놓고 당을 바꿔나가 달라는 것, 이것이 국민의 요구이자 혁신위의 성패를 가르는 기준이다. 누가 혁신위원장이 되든지 이런 자세를 잃지 않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혁신작업의 성공은 위원장 혼자의 몫이 아니다. 문재인 대표를 비롯한 당내 인사들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성완종 파문’의 와중에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전패할 정도로 지금 새정치연합은 민심에서 떠나 있다. 사람과 조직, 공천제도를 확 바꾸지 않고는 내년 총선과 2017년 대선에서 국민과 야당 지지자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힘들다. 혁신기구가 출범하면 당내 주요 인사들은 활동을 지원하고 결정에 따른다는 자세를 분명하게 가져야 한다. 특히 문재인 대표는 혁신위 활동에 개입할 생각은 버리되 혁신위 결정을 자신이 내린 결정인 것처럼 집행하는 데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지 말고 혁신기구의 성패에 직을 건다는 각오를 해야 한다.
당내 다른 인사들도 마찬가지다. 혁신기구의 과제 중 하나가 말 많고 탈 많은 공천제도의 개혁이다. ‘친노’든 ‘비노’든 또는 ‘중진’이든 ‘소장’이든 계파나 개인 이익에 얽매여 혁신기구의 개혁작업에 어깃장을 놓아선 안 된다. 누가 죽고 사느냐보다 새정치연합이 다시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느냐가 훨씬 중요하다. 혁신의 목표는 국민과 지지자에게 수권정당, 대안정당이라는 믿음을 심어주는 일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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