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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검증 회피로 일관한 황교안 후보자, 총리 자격 없다

등록 2015-06-10 18:42수정 2015-06-10 21:06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사흘간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10일 끝났다. 이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과 국회 본회의의 인준 표결 절차만 남았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메르스 사태를 이유로 이번주 안에 본회의 표결까지 마치겠다는 태도다. 야당이 아무리 반대해도 여당 단독으로 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하고 본회의 표결을 할 수 있으니 ‘황교안 국무총리 탄생’은 시간문제인 듯 보인다.

그러나 숱한 의혹에도 불구하고 핵심자료를 내지 않거나 늑장 제출해서 검증 절차를 빈껍데기로 만들어버린 사람을 국무총리로 인준하는 게 과연 옳은가 하는 의문이 남는다. 이런 사람이 ‘일인지하 만인지상’이라는 국무총리에 오른다면, 앞으로 수많은 고위 공직자를 검증해야 할 국회 인사청문회는 통과의례로 전락하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청문회에선 병역·전관예우 의혹 외에도 황 후보자가 변호사 시절 사면 관련 자문에 응해 조언을 해줬다는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다. 황 후보자는 “사면이라는 게 어떻게 진행되고 어떤 경우에 되는지 법률적 자문만 했다”고 해명했지만, 누가 조언을 구했는지는 함구했다. 특별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 변호사가 사면 관련 조언을 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고 한다.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온 김한규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은 “사면도 법률자문을 받을 수 있다고 보지만, 흔한 사례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사면 관련 자문이란 궁극적으로 대통령의 특별사면 대상에 누군가를 포함시켜달라는 내용일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법률자문이라기보다는 로비에 가깝다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견해다. 더구나 황 후보자가 그런 자문을 할 시기에 청와대 민정수석엔 그의 사법연수원 동기인 정진영씨가 재직중이었다. 그렇기에 황 후보자에게 사면 관련 조언을 의뢰한 이가 누구인지, 왜 그에게 ‘사면 자문’을 의뢰했는지 등은 그냥 넘겨버릴 사안이 아니다.

그런데 누가 왜 ‘사면 자문’을 의뢰했는지 밝혀지지 않은 채 인사청문회는 막을 내렸다. 의혹 검증과 해소 과정이 이번 청문회에선 증발해 버린 셈이다. 어떤 사안이 치명적인 결격사유인지에 대해선 판단이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최소한 내용 자체는 국회와 국민 앞에서 정확하게 공개하는 게 정도다. 그래야 ‘검증’이라는 청문회의 취지가 살고, 국민 마음에 믿음이 생긴다. 황 후보자는 이 기본적인 약속을 교묘한 방식으로 깨뜨렸다. 여기에 황 후보자가 국무총리로 인준되어선 안 되는 가장 큰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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