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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위안부 문제의 ‘섣부른 타협’을 경계한다

등록 2015-06-14 20:25

박근혜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 사이의 최대 현안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상당한 진전이 있었으며 현재 협상의 마지막 단계에 있다”고 폭탄 발언을 했다. 박 대통령의 발언이 8차례에 걸쳐 진행되어온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국장급 협의의 결과를 반영한 것인지, 위안부 문제 해결에 미온적인 일본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것인지는 알 길이 없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이런 발언이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인 22일을 앞두고 동맹국인 미국으로부터 한-일 관계를 개선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기에 충분하다.

박 대통령은 11일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와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히고, “물밑 협의가 진행중인 만큼 협의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의 외교당국과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쪽 등의 반응을 보면, 대통령 발언과 외교 현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상황과는 상당한 괴리가 있어 보인다.

2011년 12월 이명박 대통령-노다 요시히코 총리의 교토 정상회담이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이견으로 파탄 난 뒤, 일본 쪽이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한국 쪽에 제시한 가장 해결에 근접한 제안은 2012년 3월 사사에 겐이치로 외무성 사무차관이 들고온 이른바 ‘사사에 안’이다. 이 안은 일본 총리가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사과 편지를 하고, 이를 주한 일본대사가 직접 전하며, 인도적 조처를 위한 자금 지원을 한다는 게 주요 뼈대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물리친 바 있다.

그 뒤 일본 쪽도 정권이 민주당에서 보수색이 강한 자민당의 아베 신조 정권으로 바뀌면서 ‘사사에 안’에서조차 후퇴하는 자세를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더구나 일본 쪽은 국장급 협의에서 위안부 타결의 전제조건으로 주한 일본대사관 앞의 소녀상 철거와 국제사회에서의 위안부 문제 제기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고령의 위안부 할머니 두 명이 잇달아 숨지면서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는 50명으로 줄어들었다. 따라서 이들이 살아 있는 동안에 위안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인도적 압력이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일본과 위안부 문제를 적당하게 타협하는 명분이 될 수는 없다. 위안부 문제의 최대 쟁점은 돈이 아니라 ‘일본 정부의 책임’ 인정이다. 이런 원칙을 외면한 채 정치적 타협을 추구하는 것은 본말을 뒤집는 것임을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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