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사설

[사설] 삼성서울병원 정상운영, 너무 성급하다

등록 2015-06-21 18:45수정 2015-06-21 21:01

메르스 사태로 부분폐쇄됐던 삼성서울병원이 25일부터 정상 운영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부가 24일까지인 병원 부분폐쇄 조처를 연장하는 데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정은경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현장점검반장은 21일 브리핑에서 “삼성서울병원은 현재 잘 통제가 되고 있다. 병원의 부분폐쇄 연장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나중에 “만약 부분폐쇄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그때 가서 추가 조처를 시행하겠다”고 해명하긴 했지만, 어쨌든 정부가 삼성서울병원 정상화를 적극 검토중인 건 사실로 보인다.

그러나 일요일에도 확진환자 3명이 새로 발생하는 등 여전히 유동적인 상황에서 메르스의 진앙 구실을 해온 삼성서울병원의 정상운영 허용을 얘기하는 건 너무 성급하다. 초기에 삼성서울병원을 믿고 모든 걸 맡겼다가 사태가 이 지경까지 왔는데, 상황이 진정되기도 전에 병원 정상화부터 추진하는 정부는 도대체 누구를 위한 정부인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삼성서울병원은 국내 굴지의 대형 종합병원이다. 따라서 이곳에서 진료를 받거나 받을 예정인 환자가 많고, 병원 부분폐쇄로 이들이 겪을 불편이 매우 크다는 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정부와 병원 쪽이 시설을 정상화하려는 주된 이유도 이것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메르스를 완전 종식시켜서 국민 불안을 해소하고 경제·사회·문화생활을 정상으로 돌리는 게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다. 병원의 정상운영은 그 이후에 판단해도 늦지 않다.

돌이켜보면 사태 초기에 상황 통제를 포기하고 삼성서울병원만 믿은 정부의 무능과, 스스로를 과신한 삼성서울병원의 오만이 메르스를 국가적 재난으로 키워버렸다. 더구나 병원 부분폐쇄 이후에도 삼성서울병원은 메르스 대응에 계속 실패했다. 보호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의사·간호사 등을 메르스와의 전쟁 최일선에 투입해, 이 병원에서만 여러 명의 의료진이 메르스에 감염됐다. 이런 병원은 아무리 ‘삼성’ 계열이지만 차라리 문을 닫는 게 더 나을 것이란 생각마저 드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그런데 정부는 이 시점에서 오히려 병원의 부분폐쇄를 연장하지 않겠다는 식의 얘기나 하니 국민들 보기엔 미덥지가 않을 수밖에 없다.

삼성서울병원이 그 이름에 걸맞은 실력과 위기대처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건 이번 사태로 분명히 드러났다. 그런 병원을 정상화하는 게 급한 게 아니다. 국민이 메르스 공포에서 벗어나는 게 먼저다. 정부는 ‘삼성’이라는 이름을 믿었다가 수렁에 빠진 초기대응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