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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별 자리 지키기’에 밀리는 국방개혁

등록 2015-07-01 18:33수정 2015-07-01 20:52

국방부가 군 상비병력 감축 목표연도를 2022년에서 2030년으로 8년 늦추는 내용으로 국방개혁 관계법을 개정하겠다고 6월30일 발표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년 현대전에 맞게 첨단화, 정예화된 군대로 개편하겠다고 했던 군 구조 개혁의 뼈대를 벌써 세번째 흔드는 것이다. 개혁 취지는 실종되고 군 장성들의 자리 욕심만 남는 듯한 상황이다.

지난해 한국의 국내총생산 대비 국방비 비중은 2.59%로 사우디아라비아, 이스라엘, 미국, 러시아에 이어 세계 5위의 높은 수준이다. 노무현 정부 이래 국방비는 전체 재정 대비 15% 안팎의 높은 비율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전체 재정 압박에도 불구하고 국방비는 비교적 넉넉히 지출해왔다는 이야기다. 여기에는 첨단 장비를 사들이는 데 일정한 예산을 써도 상비인력을 줄여 전체 지출 균형을 이룬다는 애초의 개혁구상이 이해를 얻은 측면도 있다.

그러나 엊그제 국방부 발표는 이런 믿음을 더 이상 갖게 어렵게 만든다. 68만1천명이던 상비병력을 50만명으로 줄이겠다고 했던 2005년의 계획을, 2022년까지 52만2000명으로 감축하겠다고 2011년에 변경했다. 2014년의 조정을 거쳐 이번에는 ‘50만명-2030년까지’로 감축 규모와 감축 목표 시점을 다시 연기하겠다는 것이다. 법 개정으로 목표연도를 2030년으로 늦추더라도 시행령을 제정해 2022년을 실제 병력감축 목표연도로 관리하겠다고 하지만 눈속임일 가능성이 크다. 결국 상비병력 감축을 어떻게든 늦춰 장성 인원수를 유지해보겠다는 속내로 보인다.

우리 군은 그러잖아도 고위 장성 대 사병 비율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장성 수가 워낙 많다 보니 예산에 부담은 물론이고 갖가지 사령부나 지원부대를 주렁주렁 만들게 되고 급기야 작전 운영에 부담을 초래할 정도라고 한다. 현대전쟁은 첨단 무기 위주의 전쟁이라는 이야기도 다 헛된 말이 됐다. 선군정치를 표방한 북한군조차 얼마 전 지휘단계를 줄이는 개혁을 단행했다는데, 우리 군은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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