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사설

[사설] 김포 신곡보 철거, 적극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등록 2015-07-22 18:29

김포 신곡보의 수문 개방 및 철거 문제가 다시 쟁점으로 떠올랐다. 최근 서울 한강에서 녹조가 심하게 나타난 것을 계기로 환경단체들이 하천의 ‘자연성 회복’을 힘주어 주장하고 나섰다. 다양한 기술적 측면과 여론을 신중히 고려하되 하천 관리의 원칙론을 재정립한다는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

신곡보는 한강의 수위와 유량 조절, 퇴적 오염토 제거, 홍수 예방, 바닷물 유입 방지 등을 내세워 행주대교 하류 3㎞ 지점에 1988년 설치한 총길이 1007m의 수중보다. 보를 만든 뒤 서울 쪽 한강은 강폭이 넓어지고 갈수기에도 물이 가득해 유람선이 늘 떠다니는 오늘의 모습이 됐다. 반면에 신곡보 상류 수위가 올라가 백사장과 습지가 사라졌으며 서식하는 동식물의 개체수도 줄었다. 세계 어느 대도시 하천 못지않게 겉보기가 괜찮은 강을 서울이 갖게 됐지만, ‘인공하천’의 한계가 분명히 남은 셈이다.

신곡보 개방·철거는 자연 그대로의 한강을 되찾는다는 점에서 방향이 옳다. 넓은 강폭과 넘실대는 강물을 유지하는 게 멋지다고 하지만, 그 강에 가령 유람용 오리배를 띄우는 것과 실제 오리가 날아드는 것 가운데 어느 쪽이 나은가. 물이 얕아지더라도 모래톱과 습지가 되살아나고 그 속에서 자연 생태계를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쪽이 훨씬 값지다. 자연친화적인 것이 사람한테도 친화적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독일 이자르강은 둑과 보를 쌓아 인공하천으로 관리하던 것을 허물고 강의 자연성을 회복했다. 이는 선진국의 조류이기도 하다.

그러나 현실도 무시할 수 없다. 비록 콘크리트 둑에 둘러싸였다고 하지만 자전거길, 공연장, 둔치 공원, 그에 딸린 편의시설들이 잘 정비된 지금의 한강 모습을 사랑하는 시민이 적지 않을 것이다. 하루아침에 수문을 개방하거나 보를 철거했다가 생활환경을 더 나쁘게 만든다고 시민들이 오해한다면, 어떤 정책 결정도 동력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일부 전문가들은 수위가 낮아질 경우 지하수에 영향을 끼쳐 지반 침하나 도로 함몰을 가져올 수 있음을 지적한다. 기술적인 문제점들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인공보를 허물고 하천의 자연성을 되찾는다는 것은 우리한테 익숙한 생각이 아니지만 지향해야 할 방향임은 분명하다. 김포 신곡보 개방·철거 문제를 적극적으로 토론해야 할 까닭이다. 우선 시민사회와 전문가 집단, 서울시, 국토교통부가 두루 참여하는 논의 무대를 만들 필요가 있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