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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국회의원 성폭행 의혹, 미적거릴 일 아니다

등록 2015-08-02 18:30

서울시내 한 공립학교에서 교장과 교사 여럿이 1년 넘게 여교사와 여학생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하거나 성희롱해왔다는 의혹이 최근 제기되어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부랴부랴 이 학교에 대한 감사에 착수해 교장을 직위해제와 함께 형사고발했지만, 가장 모범적이고 신뢰받아야 할 교사들의 범죄적 행위로 상처 입은 학생과 학부모의 마음은 쉽게 진정되지 않을 것 같다. 교사들에 의한 성범죄가 이 학교만의 일은 아닐 터이니, 교육당국은 이번 일을 계기로 교육현장의 성범죄를 뿌리뽑을 수 있는 대책을 확실히 마련하기 바란다.

이런 와중에 이번에는 경북지역의 새누리당 소속 현역 국회의원이 성폭행 논란에 휩싸였다. 이 의원이 지난달 13일 평소 알고 지내던 40대 여성을 대구시내의 한 호텔로 불러 성폭행했다는 것이다. 피해 여성이 24일 직접 경찰에 해당 의원이 “수차례 전화를 해 호텔로 오라고 요구했고 호텔로 가자 강제로 옷을 벗기고 성폭행했다”고 신고했다고 한다. 경찰도 호텔의 폐회로텔레비전을 통해 해당 의원이 숙박 수속을 하는 장면과 피해 여성이 드나든 장면이 녹화되어 있는 것과, 두 사람 사이의 전화통화 기록도 확인했다고 한다. 하지만 해당 의원은 “절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두 사람의 주장이 엇갈리고, 아직은 누구 말이 진실인지 판단하기는 이르다. 그러나 경찰의 이제까지 조사만 봐도 뭔가 불미스런 일이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문제는 집권당 국회의원이라는 위세 때문인지 경찰의 수사가 편파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인상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경찰은 피해자는 몇 차례 조사를 하면서도 가해 혐의를 받고 있는 국회의원은 신고를 받은 지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조사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이사이에 피해자 진술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쪽으로 바뀌었다는 얘기가 경찰 주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전형적인 강자 중심의 봐주기 수사라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당내 인사의 잇단 성범죄 사건으로 곤욕을 치른 새누리당의 태도도 미온적이긴 마찬가지다. 고작 한다는 얘기가 경찰 수사를 지켜본 뒤 문제가 드러나면 출당 조처를 하겠다는 정도다. 직접 진상조사단을 만들어 진상을 파악하거나 검찰과 경찰에 엄정한 수사를 촉구할 생각은 아예 없는 듯하다. 이러니 새누리당에서 유독 성범죄 사건이 자주 일어난다는 비난이 나올 만하다. 성범죄에 대한 당 지도부의 인식 전환과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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