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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오죽했으면 선거구획정위가 직접 나섰겠나

등록 2015-08-16 18:27

여야가 내년 총선의 선거구 획정 기준 제출 마감일을 결국 지키지 못하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선거구획정위원회는 지난 1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무작정 국회 결정을 기다릴 수만은 없다”며 “위원회 자체적으로 본격적인 선거구 획정 작업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국회가 국회의원 정수,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 비율, 선거구 획정 기준 등을 마련하는 시한(13일)을 지키지 못한 채 지루한 샅바싸움만 계속하는 것에 정면으로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내년 총선의 선거구를 획정하는 작업은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선거구 간 인구 편차를 2 대 1로 조정하려면 선을 새로 그어야 하는 선거구가 60곳에 이른다. 이 과정에서 인구 기준은 물론 행정구역, 지세, 교통, 생활권 등 고려할 사항도 많다. 선거구획정위원회로서는 정치권의 지지부진한 모습에 애가 타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여전히 핑퐁게임만 하며 허송세월을 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현행 선거제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를 도입하자고 주장하고 있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오픈프라이머리를 받는 대신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각자 정치적 유불리만 따지며 주판알을 튀기기 바쁘다. 국회 정치개혁특위가 18일부터 재가동된다고는 하지만 양당의 뚜렷한 입장 차이를 고려할 때 돌파구를 찾기란 힘들어 보인다.

정치권은 과거에도 늘 법이 정한 시한을 어기고 선거가 임박해서야 선거구를 획정하는 잘못을 되풀이해왔다. 지금의 여야 하는 모양새를 보면 이번에도 역시 선거를 코앞에 두고 허겁지겁 졸속으로 선거구를 획정할 게 불을 보듯 뻔하다. 현실적으로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자체적으로 선거구 획정 작업을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기껏 선거구 선을 긋고 있는데 정치권이 뒤늦게 국회의원 정수며 지역구-비례대표 의석 비율 등을 바꾸자고 하면 그동안 진행한 작업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선거구획정위가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은 그만큼 상황이 절박함을 보여준다. 정치권은 더이상 직무유기를 하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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