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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사흘째 계속된 남북 고위급 접촉

등록 2015-08-24 18:25

지난 22일 시작된 남북 고위급 접촉이 밤낮없이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양쪽은 반드시 합의를 이뤄 남북 관계의 새 장을 열기를 기대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24일 “지난주말 판문점에서 개최된 남북 고위급 당국자 접촉에서 연 이틀 밤을 새워 논의했고 현재 합의 마무리를 위해 계속 논의중에 있다”고 밝혔다. 회담 상황이 전혀 공개되지 않는 가운데 대통령이 ‘합의 마무리’라는 표현을 쓴 만큼 상당한 진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황병서 북한 인민군 총정치국장을 수석대표로 하는 남북 대표단은 23일 오후 3시30분에 2차 접촉을 시작한 뒤 쉼없이 24일까지 논의를 계속했다. 회담을 먼저 깨뜨렸다는 비난을 피해야 하는 양쪽 처지를 고려하더라도, 타결에 대한 전망이 없다면 나타나기 어려운 회담 양상이다.

가장 어려운 사안은 역시 지뢰폭발사건 등 도발에 대한 북쪽의 책임있는 태도와 남쪽의 대북 확성기 방송 중지 문제다. 박 대통령은 24일 “매번 반복돼온 도발과 불안 상황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북쪽의) 확실한 사과와 재발방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북쪽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확성기 방송 중지 문제에 대한 전제조건을 다시 강조한 것이다. 이제까지 지뢰 사건과 포격이 자신과 무관하다고 주장해온 북쪽은 여전히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회담이 타결되려면 어떤 식으로든 북쪽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 남쪽도 남북 관계 전반을 놓고 유연하게 북쪽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

다른 사안에서는 공감대를 마련하기가 그렇게 어렵지 않다. 우리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 재개 문제를 우선적으로 제기하고, 북쪽은 대북 전단 살포 억제와 5·24 조치 해제,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을 얘기했을 것이다. 이들 사안은 서로 주고받는 식으로 타협이 가능한 것들이어서 여러 가지 형태로 조합할 수 있다. 이번에는 큰 틀의 합의만 하고 이후 다른 형태의 접촉에서 구체적인 협의를 이어갈 수도 있다. 회담을 정례화하는 문제도 중요하다.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황병서 총정치국장을 수석대표로 하는 지금의 ‘2+2 회담’ 외에 다른 틀이 필요하다.

이번 회담이 결렬된다면 한반도의 긴장도 가라앉기가 쉽지 않다. 남북이 다시 머리를 맞댈 기회를 잡는 것 자체도 만만찮을 가능성이 크다. 이번 접촉에서 성과를 내는 것은 그만큼 중요하다. 남북은 당장의 현안뿐만 아니라 남북 관계 전체를 염두에 두고 대승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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