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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노동개혁 하겠다는 여당 대표의 충격적인 노동관

등록 2015-09-03 18:47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과 기자간담회에서 쏟아낸 노동조합 비난 발언은 가히 충격적이다. 집권여당 대표이자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정치인이 한 발언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다. 노동자와 노동조합에 대해 이렇게 왜곡되고 천박한 인식을 가진 사람을 대표로 내세운 새누리당은 과연 스스로를 국민정당이라 부를 수 있을지 한번 되돌아봐야 한다.

김 대표는 국회 연설을 끝낸 뒤 기자들과 만나 “노조가 불법 파업을 일삼으며 쇠파이프로 (경찰을) 두들겨 패서 10년째 (국민소득) 2만달러에서 고생하고 있다. 그런 일만 없었다면 3만달러를 넘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조선 3사 노조가 파업을 한다고 한다. <시엔엔>(CNN)에 연일 (노조의) 쇠파이프 시위가 보도되는데 어느 나라가 투자를 하겠나. (노조가) 우리 사회 발전에 끼친 패악은 엄청나다”고도 했다.

그의 발언은 우선 사실관계에서 올바르지 않다. 외국 방송들에 노조의 폭력시위가 연일 나온다고 하지만, 최근 몇 년간 국내 대형 사업장에서 큰 파업이 일어난 적이 없다. 요즘의 경제위기가 노동자의 ‘불법·폭력 파업’ 때문이란 건 전혀 근거 없는 거짓말이다. 김 대표는 3일에도 “콜트악기·콜텍은 이익을 많이 내는 회사인데 강경 노조 때문에 문을 닫았다”고 말했는데, 이 역시 왜곡됐다. 집권당 대표가 사실을 왜곡하면서까지 노조에 ‘폭력집단’의 굴레를 씌우려는 행태를 보면 지금이 1970년대 개발독재 시대가 아닌지 착각할 지경이다.

김 대표의 발언은 단순한 실수나 무지가 아니다. 뿌리깊은 ‘반노동자’ 인식의 반영이다. 그렇지 않으면 악덕 기업주도 아니고 국민 전체를 바라봐야 할 정치 지도자가 “노조가 우리 사회에 끼친 패악이 엄청나다”는 말을 그렇게 쉽게 던질 수는 없다. 그는 1960~80년대 경제성장이 재벌과 군사정권의 공로이고 노동자들은 항상 불법 파업으로 훼방을 놓았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하지만 눈부신 경제성장의 밑바닥엔 저임금과 인권침해를 수십년간 감내한 노동자들의 피와 땀이 서려 있음을 부인할 사람은 거의 없다. 그렇게 성장의 과실을 독점해서 경영권을 세습하는 재벌은 용인하면서, 인간다운 삶과 임금 인상을 위해 조직한 노동조합을 ‘패악 집단’으로 모는 김 대표의 저의는 무엇인가.

이런 비뚤어지고 천박한 노동관을 가진 사람은 정치 지도자로서 자격이 없다. 이런 사람이 대표로 있는 당이 노동개혁을 말하는 것부터가 어불성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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