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혁신 갈등’의 분수령이 될 중앙위원회가 16일 열린다. 중앙위 개최를 코앞에 두고도 주류-비주류는 자기주장을 반복하며 좀체 타협하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중앙위에서 혁신안 표결을 강행할지, 표결을 한다면 방식은 어떻게 할지를 두고 첨예한 이견과 갈등을 표출하고 있다. 정치 투쟁이 길거리 싸움과 다른 점이 있다면 ‘대화와 타협의 정신’일 텐데, 지금 야당에선 이런 정치의 장점을 눈 씻고 찾아보려야 찾아볼 수 없다.
15일 밤 열린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의 회동 역시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났다고 한다. 야당 지도자란 사람들이 오로지 자기 갈 길만 가는 걸 지켜보는 당원·지지자들 마음은 답답하기 이를 데 없다. 이제 정해진 규정과 절차에 따라 16일 중앙위원회를 여는 것 외엔 달리 방법이 없는 듯하다. 당내 모든 구성원이 중앙위 연기 또는 중앙위에서 혁신안 처리를 보류하자는 데 동의하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예정대로 중앙위를 열어 다수의 뜻에 따라 혁신안을 처리하는 게 옳다.
안철수 의원을 비롯한 비주류 인사들은 “지금의 혁신안은 당 혁신을 위한 본질적인 문제를 담고 있지 못하다. 그러니 중앙위에서 토론은 하되 표결은 하지 말자”고 주장한다. 혁신위원회 활동이 ‘혁신의 본질’에 다가서지 못했다는 평가는 일리가 있다. 부정부패와 특권 남용에 대한 단호한 대응, 당 체질 개선, 인적 쇄신 등 당원과 지지자 눈높이에 맞는 내용을 지금의 혁신안은 담아내지 못했다는 지적엔 귀 기울일 만하다. 하지만 이런 부분은 앞으로 ‘제2의 혁신’을 통해 새롭게 채워 나가야지,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해서 3개월 남짓한 혁신위 활동 자체를 완전히 부정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비주류 인사들은 중앙위원회를 거부할 게 아니라, 당당하게 회의에 참석해서 혁신 방향에 대한 치열한 토론을 하는 게 올바른 태도다. 만약 토론을 해서 중앙위원 다수가 공천 혁신안을 보류하자고 하면, 그렇게 하면 된다. 그래도 표결로써 공천 혁신안을 확정하는 게 낫다는 의견이 다수라면 역시 그대로 따르는 게 정도다. 혁신위원회가 마련한 제도 개선안은 다수 의견에 따라 처리하고, 그 이후에 부족한 ‘혁신의 본질’을 채워 나가는 게 현실적으로 당내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다. 혁신안의 중앙위 표결 결과보다 더 중요한 건 국민 마음을 얻는 일이란 걸 야당의 모든 인사들은 마음에 새기고 행동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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