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중앙위원회가 16일 당 혁신위가 마련한 공천 혁신안을 의결했다. 비주류에선 혁신안 내용이 미흡하다며 표결에 불참했지만, 중앙위원들의 다수는 혁신위원회와 문재인 대표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이제 새정치연합은 혁신안을 제대로 실천하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혁신위 활동에도 불구하고 지지부진함을 면치 못하고 있는 당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더욱 근본적인 체질개선 작업과 인재 영입에 나서야 한다. 문재인 대표와 비주류 인사들 모두 중앙위 의결을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지 말고, 당원들의 뜻을 잘 읽어서 행동하는 게 중요하다.
다수의 중앙위원이 혁신안에 찬성한 데엔 이게 부결되면 당이 깨질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즉, 혁신안 통과는 주류의 정치적 승리라기보다, 분열하지 말고 단결해서 총선에 임해 달라는 당원들의 강력한 뜻이 반영된 결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문재인 대표는 이런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앞으로 비주류 인사들과 폭넓게 소통하면서 국민 지지를 회복할 방안을 함께 찾아나가야 할 것이다. 문 대표가 추석 전에 하겠다고 예고한 재신임 투표 역시 완승완패가 아닌 공생 차원에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
안철수 의원을 비롯한 비주류 인사들은 중앙위 표결 결과를 존중하는 게 옳다. 이유야 어떻든 당의 공식 기구에서 혁신안을 의결했으니, 이젠 혁신안을 부정하고 배척하는 행동을 삼가야 한다. 혁신안이 완벽하지 않은 건 사실이지만 그걸 보완해야 할 책임은 당내 인사들 모두에게 있다. ‘본질에서 벗어났다’는 이유로 비난만 해선 안 되며, 부족한 부분을 먼저 채우려 애쓰는 게 책임 있는 정치인의 자세일 것이다. 어떤 경우에도 당이 깨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당원들의 뜻을, 문 대표뿐 아니라 비주류 인사들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중앙위의 혁신안 의결은 첫걸음에 불과하다. 더 중요한 건 국민의 마음을 움직여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제2의 혁신’에 나서는 일이다. 3개월 전 새정치연합이 혁신위를 꾸린 이유는 결국 잃어버린 믿음을 회복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함이었다. 지금의 혁신안으로 부족하다면 선거 직전까지 낡은 체질을 개선하고 새로운 인재를 영입하고 특권을 과감하게 내려놓는 작업을 줄기차게 벌여나가야 한다. 이런 방향의 변화는 안철수 의원도 주장했던 바이니, 기존 혁신안 통과를 이유로 방관하지 말고 당을 되살리는 일에 적극 동참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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