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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허술한 총기 관리, 방치하면 큰 사건 난다

등록 2015-10-04 18:40

부산의 한 실내사격장에서 20대 남성이 주인을 흉기로 찌르고 권총 한 자루와 실탄 19발을 훔쳐 달아난 사건이 3일 벌어졌다. 기민하게 범인의 신원을 파악해 공개수사에 나선 경찰이 범행 4시간 만에 범인을 체포하면서 2차 범행은 막았다. 그나마 다행이다.

이번 일로 한국도 총기 사건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이 새삼 확인됐다. 수렵용 총기 난사 사건은 이미 여러 차례 있었고, 실내사격장 총기 탈취 사건도 이번만이 아니다. 2006년 10월에도 서울 목동의 실내사격장에서 20대 남성이 주인이 자리를 비운 틈을 타 권총 한 자루와 실탄 20발을 훔쳐 달아난 사건이 있었다. 범인은 이틀 뒤 훔친 총을 들고 서울 역삼동의 은행에서 현금 1억5천만원을 훔쳤다. 이번 사건도 우체국을 털기 위해 총기를 훔친 것이라고 한다. 제2, 제3의 강력범죄로 이어지기 십상인 총기 사건의 위험성은 어느 범죄 못지않게 크다.

그럼에도 사격장의 총기 관리는 허술하기 짝이 없다. 관련 법과 시행령에는 사격장 관리자나 안전담당 직원이 없이 사격하는 이를 혼자 두지 말도록 규정돼 있지만, 이를 지키지 않아도 처벌할 규정이 딱히 없다고 한다. 이번 사건에서도 사격장 안에는 관리자 없이 주인만 있었다. 사격장 관리자의 선임·해임 등도 법규상으로는 경찰서에 신고해야 하지만, 경찰은 사건 발생 얼마 전 이 사격장에서 관리자 한 사람이 해고된 사실도 미처 파악하지 못했다. 업주가 법규를 어기더라도 벌금이나 과태료를 내는 데 그치고, 경찰이 단속하거나 강제할 근거도 마땅치 않다.

그렇다 보니 사고 위험은 곳곳에 있다. 사건이 벌어진 사격장에선 총을 쏘는 사대에 총구를 앞으로 향하게 하는 안전장치만 있을 뿐 잠금장치가 없다. 총기와 실탄을 보관하는 금고도 사대 부근 복도에 있어서 마음만 먹으면 쉽게 탈취할 수 있었다고 한다. 신분 확인을 위한 사격일지가 있다지만 신분증 대조도 없으니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전국에 14곳 있다는 실내사격장이 모두 이런 식이라면 우리 주변에 위험을 방치하고 있는 셈이 된다.

이번 일을 계기로 총기관리 규제는 한층 강화돼야 한다. 수렵용 총기나 실내사격장에 대한 관리 강화에 그칠 일이 아니다. 부산의 경우 러시아인 사이의 총격 살인도 있었고, 총기를 소지한 러시아 선원이 시내를 활보한 일도 있었다. 그런 총기가 국내로 밀반입될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만에 하나의 위험 요소도 막겠다는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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