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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반기문 방북’에 거는 기대

등록 2015-11-16 18:29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곧 평양을 방문할 것이라고 한다. 이번 방북이 한반도 평화를 증진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그 핵심은 계속 나빠지는 북한 핵 문제를 풀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다.

반기문 총장의 방북 의미는 작지 않다. 우선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으로는 22년 만이다. 이전에 1993년 부트로스 부트로스갈리, 1979년 쿠르트 발트하임 총장의 방북이 있었을 뿐이다. 게다가 반 총장은 한국인이다. 시기도 주목된다. 최근 북-중 관계가 상당 부분 복원되는 등 김정은 북한 정권의 대외 관계 개선 행보가 가시화하는 조짐을 보인다. 북한은 전향적인 대미 관계로 이어질 징검다리로 반 총장 방북을 활용하려 할 법하다. 반 총장의 임기가 1년여밖에 남지 않은 것도 방북 추진의 동력이 되는 듯하다. 반 총장은 5월 개성을 방문하기로 돼 있었으나 북한이 갑자기 취소해 무산된 바 있다.

반 총장은 이번에 방북한다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만날 가능성이 크다. 세계 평화 구현에 앞장서야 하는 유엔의 수장으로서, 핵 문제에서 북한의 새로운 태도를 이끌어내길 바란다. 북한은 핵·경제 병진노선을 유지하는 한 국제사회와의 실질적 관계 증진이 어렵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만약 북한이 이번 기회를 기존 노선의 재포장을 위한 홍보 도구 정도로 삼으려 한다면 국제사회 여론은 더 싸늘해질 수 있다. 북한은 최근 6자회담 재개 등 핵 문제 논의는 피한 채 한반도 평화협정 협상을 주장한 바 있다. 이 주장이 현실성을 가지기 위해서도 비핵화 의지를 분명하게 보여야 한다.

8·25 합의에도 불구하고 남북 관계는 여전히 막혀 있다. 민간 차원의 교류가 점차 늘고 있으나 한계가 뚜렷하다. 정부는 그동안 세 차례 당국 회담을 제의했지만 북쪽이 응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남북 관계에 대한 북쪽 신뢰가 크지 않음을 보여주는 듯해 유감스럽다. 우리 정부도 그동안 일방적인 요구를 앞세우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번 방북은 이런 분위기를 완화하는 구실을 할 수 있다.

반 총장 방북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정부가 남북 관계와 핵 문제 해결 노력에서 주도력을 높이는 일이다. 유엔이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여건 마련을 도울 수는 있으나 주체가 되기는 어렵다. 정부는 반 총장 쪽과 잘 협력하되 한반도 관련 문제 해결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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