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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상생과 혁신 기대감 큰 ‘광주형 일자리 모델’

등록 2015-11-25 18:37

국내 2위의 완성차 생산 도시인 광주광역시가 ‘광주형 일자리 창출 모델’을 제안했다. 자동차 시범공장을 새로 지어 수십만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하자는 것인데, 한국 자동차산업이 처한 문제점을 잘 짚고 이를 풀어갈 혁신적인 발상을 담고 있다. 임금은 기존 완성차업체 노동자의 80% 수준을 지급하는 대신 정규직만 고용하고, 협력업체와 임금 격차를 줄이고, 장시간 노동을 제한하고 교육훈련을 강화해 숙련도를 높이고, 노동자의 자발성을 살려 생산성을 높이자는 것이다. 노사 상생과 산업의 지속 성장이란 목표에 걸맞은 해법이다.

자동차산업은 우리나라 제조업 생산의 11%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특히 전체 임금노동자의 13%인 180만명을 고용할 정도로 고용 기여도가 높다. 하지만 성장 한계 조짐이 뚜렷하다. 국내 신규 공장 설립은 1996년 현대차가 아산공장을 지은 것이 끝이었다. 정규직의 임금 수준은 매우 높지만, 비정규직이나 협력업체 노동자의 임금 수준은 크게 떨어진다. 기업이 비용절감을 위해 자동화와 외주화에 치중하면서 노동자의 숙련도 향상도 방치되고 있다. 노동자들도 고용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정체를 벗어날 혁신적인 생산방식과 이를 원활히 작동시킬 노사관계 재정립이 매우 시급한 형편이다.

석탄산업이 사양길로 접어들면서 폐허가 됐던 일본 북부 규슈 지방이 오늘날 자동차 산업단지로 성장한 사례는 희망적이다. 지역의 낮은 물가에 맞춰 임금 수준을 70%로 하고 정부가 지원을 하면서, 자동차 업체와 관련 연구소가 모여들었다. 지금은 도요타가 이곳에서 고급차 렉서스를 생산하는 등 연간 154만대가 생산되는 일본 제3의 자동차 생산기지가 됐다.

한국 완성차 업체도 품질관리나 정부 지원을 고려해 전기차나 수소연료전지차, 고급형 다목적 스포츠차량(SUV) 등 미래 전략 차종의 국내 생산을 늘려야 할 처지다. 광주광역시의 제안을 기회로 보고 진지하게 투자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물론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많다. 기존 노동조합은 시범공장에서 노사간 단체협약의 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광주광역시는 현재 주거비가 수도권의 3분의 1 수준으로 낮지만, 지역사회도 지속적인 물가안정에 협력해야 한다. 노사와 지역사회, 전문가그룹이 의지와 지혜를 모은다면 정부의 지원은 따라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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