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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호남 뛰어넘는 비전이 필요한 야권 경쟁

등록 2015-12-23 18:36

안철수 의원 탈당 이후에도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의 혼돈과 갈등이 더욱 심해지는 양상이다. 20일 탈당한 김동철 의원(광주 광산구갑)에 이어 23일엔 역시 광주를 지역구로 둔 임내현 의원(북구을)이 새정치연합을 떠났다. 2~3명의 광주지역 의원들이 거취를 고민 중이며 일부는 곧 탈당 대열에 합류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미 야권 분열과 재정립이 불가피하게 된 상황에서 국회의원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는 걸 두고 뭐라 말할 수는 없다. 탈당하는 이의 정치적 신의를 비난하거나 그런 상황을 막지 못하는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의 무능을 탓하기에도 시간이 지난 것 같다. 하지만 총선을 불과 4개월 앞두고도 야권의 혼란이 종식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은, 현 정권의 폭주에 실망한 많은 이들에겐 심한 절망감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더욱 실망스러운 건, 서로 물고 뜯고 싸우는 야권 세력들이 호남 민심을 제 논에 물대기 식으로 해석하며 호남을 갈가리 찢어놓고 있다는 점이다. 1980년 광주항쟁 이후 호남은 우리 사회 민주화의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었고, 1997년 역사적 정권교체와 2002년 노무현 정권 탄생을 가져온 주요 기반이었다. 그런 호남의 민심이 제1야당에 실망해 표류하는 듯 보인다고 해서, 좁은 소견으로 해석하고 재단해서 눈앞의 정치적 이익을 탐하려는 행위가 정당화될 수 없다. 광주지역 의원들의 탈당과, 하루가 멀다 하고 호남을 찾는 야권 유력 정치인들의 모습에 밑바닥 정서가 감동해 움직일 거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일 것이다.

잇단 의원들의 탈당으로 마음이 다급할진 모르지만 문재인 대표가 갑자기 전북 순창으로 정동영 전 의원을 찾아가는 식으론 새정치연합의 문제를 풀 수 없다. 호남에서의 낮은 지지율이 ‘계파 정치’ 때문이라면, 문 대표는 훨씬 과감한 탈계파 행보를 보여줘야 한다. 그걸 하지 않으면서 누구 한 사람 만난다고 민심을 돌릴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신당을 추진하는 안철수 의원과 천정배 의원 역시 기성 정당과는 다른 대안과 비전을 통해 국민 지지를 끌어올려야 한다. 탈당하는 호남 의원을 이삭 줍듯이 영입해 세를 불리는 데 주력하는 걸로는 호남 민심을 끌어들일 수 없을 것이다. 이보다 야권은 내년 총선에서 현 정권을 견제할 수 있다는 힘과 비전의 경쟁을 해야 한다. 여기에 호남과 비호남이 다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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