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28일 당명을 ‘더불어민주당’으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3월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이 통합하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이란 새 당명을 채택한 지 1년9개월 만에 또다시 당의 이름을 바꾼 것이다. 손혜원 홍보위원장은 “국민 공모를 한 결과 ‘민주’란 단어를 뺄 수 없었고, 여기에 쉽게 기억할 수 있고 쉽게 입에 올릴 수 있는 ‘더불어’를 결합했다. ‘국민과 더불어 민주당’ ‘노동자와 더불어 민주당’ 등으로 사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너무 길고 약칭인 새정치연합 또는 새정련 역시 낯설어서 당명을 바꾸자는 당원과 지지자들의 요구가 꾸준히 있어온 게 사실이다. 또 안철수 의원이 탈당한 마당에 굳이 ‘새정치’를 고집할 이유가 없다는 개정 배경은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당명을 바꾼다고 해서 제1야당에 실망하고 떠난 지지자들의 마음이 돌아오는 건 아니다. 앞으로 과감한 혁신과 체질 개선을 통해서 국민과 지지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변화를 행동으로 보여주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당명을 바꾼 데엔, 4년 전 역시 총선을 앞두고 당 이름을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새 세상이란 뜻)으로 교체한 현 여당의 전례가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박근혜 정권 출범 이후 우리 사회가 새롭게 바뀌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마찬가지로 지난해 3월 김한길 대표 체제의 민주당이 ‘안철수 신당’과 통합하면서 당 이름에 안 의원이 주창하는 ‘새정치’란 단어를 굳이 넣었지만, 지난 1년9개월 동안 제1야당이 새정치 실현을 위해 노력했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별로 없다. ‘더불어민주당’이란 새 이름을 대하는 제1야당의 마음가짐은 여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함께하자는 뜻으로 새 이름을 정한 바로 그날, 서울과 광주에서 최재천·권은희 의원이 당을 떠났다. 당 이름과는 달리 하루가 멀다 하고 탈당 의원들이 나오는 게 지금 ‘더불어민주당’의 현주소다. 당명을 바꿔서 도약을 모색할 생각이라면, 야당은 우선 명분 없는 갈등과 다툼에서 벗어나 총선에서 선전할 수 있는 단합된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할 것이다. ‘강한 야당, 대안 야당’으로서의 믿음을 심어주려는 노력을 당내 모든 구성원이 해야 한다. 이것이 당명 개정에 앞서 국민이 바라는 제1야당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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