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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뒷맛 개운치 않은 샤오미폰 판매행사 중단

등록 2016-01-07 18:38수정 2016-01-07 20:36

인터넷쇼핑업체 인터파크가 통신회사 케이티(KT)의 유통 자회사와 손잡고 중국 샤오미의 스마트폰 홍미노트3를 해외구매대행 방식으로 판매하면서 개통까지 바로 해주는 행사를 5일 시작했다가 이틀 만에 중단했다. 파격적인 싼값이어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컸으나 케이티 본사가 중단을 요청했다고 한다. 갑작스런 결정인데다 이유를 명확히 설명하지 않아 소비자들은 어리둥절하다.

케이티 쪽은 “법률적으로 검토할 사안이 남아 있다”며 행사를 중단시켰다고 한다. 이를 근거로 일부에서 위법 논란을 제기한다. 그러나 설득력은 크지 않다. 해외구매대행 방식이라 전파법의 전파인증 규정을 어겼다고 보기 어렵고,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의 보조금 규정을 어겼다는 근거도 명확하지 않다. 그래서 케이티가 국내 단말기 제조업체들의 압력에 밀린 것 아니냐는 분석에 더 무게가 실린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하면서 중저가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국내 제조업체들로선 괜찮은 품질에 낮은 가격으로 큰 관심을 끄는 샤오미 폰의 국내 시장 확대가 탐탁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국내 제조업체들이 케이티에 압력을 넣었다면, 단말기를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게 중요한 케이티가 무시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케이티 자회사가 인터파크에 판촉 행사를 먼저 제안했는데, 이를 본사의 허락도 받지 않고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어느 쪽이 더 핵심 이유였든 거대 통신기업 케이티가 예고했던 판매를 갑작스레 중단한 것은 망신이다. 구매하려던 고객의 신뢰를 잃었고 기업 내 의사소통에 큰 흠이 있음을 드러냈다. 특히 제조업체의 압력에 굴복한 결정이라면 통신사나 제조사 양쪽 다 신중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자유무역협정을 맺은 중국에는 이번 일이 비관세 장벽으로 비칠 것이다. 국내 제조업체들도 중국산 스마트폰을 겁낼 정도로 자신감이 약해진 것 아니냐는 인식이 소비자나 투자자들에게 퍼질 테니 손실이 작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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