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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주도적 방안’ 안 보이는 박 대통령의 북핵 해법

등록 2016-01-13 18:28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3일(한국시각) 한 시간 차이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새해 기자회견과 국정연설을 했다. 두 대통령이 일정을 일부러 맞춘 것은 아니겠지만, 거의 같은 시간대에 진행된 두 대통령의 새해 행사는 시작 전부터 나라 안팎의 시선을 끌었다. 북한의 김정은 정권이 지난 6일 제4차 핵실험을 한 뒤, 주요 관련국인 한·미의 두 정상이 처음 공개 무대에서 그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는 자리로 기대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아예 북핵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고, 박 대통령은 전혀 새로운 해결 방안을 내놓지 못했다. 둘 다 북핵 해법 모색의 관점에서 볼 때 실망스러운 회견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이 수폭 실험이라고 주장하는 4차 핵실험을 했는데도 이 문제를 전혀 거론하지 않은 것은, 그동안 실행해왔던 ‘전략적 인내’ 정책을 변화 없이 끌고 가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북핵 문제를 기화로 전략 자산을 한반도에 추가 배치하는 등의 무력시위를 통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한-미-일 공조체제를 더욱 공고하게 다지겠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2013년 제3차 핵실험 때와 달리 이번의 북핵 해법을 놓고 미-중 사이에 이견이 불거지는 것도 미국이 우선순위를 북핵 해결보다 중국 견제에 두고 있기 때문은 아닌지 냉정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박 대통령은 “북핵 실험은 우리 안보에 대한 중대한 도발이자 우리 민족의 생존과 미래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며 동북아 지역은 물론 전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용납할 수 없는 도전”이라며 ‘역대 최상급’의 위기의식을 보여줬다. 그러나 북핵 위협의 최전면에 있는 당사국으로서의 주도적인 해결책은 내놓지 못했다. ‘북한의 태도 변화를 가져올 정도의 새로운 제재가 포함된 가장 강력한 대북 제재 결의안’을 해법으로 말하면서도 가장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는 중국에 대해서는 ‘최상의 파트너’로서 ‘필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믿는다’는 추상적인 기대에 그쳤다. 반면, 영국, 중국 등의 우려를 자아내는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등의 자체 보복 조처는 계속할 뜻을 밝혔다. 핵실험 대책으로 테러방지법의 시급한 제정을 끌어댄 것도 엉뚱해 보인다.

지금은 당사국으로서 무엇이 우선이고 중요한지를 가려 총력을 기울일 때다. 박 대통령의 회견은 그런 믿음을 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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