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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경제력 쏠림’ 한계 일깨워준 간판 기업 실적 악화

등록 2016-01-28 20:19수정 2016-01-28 21:09

우리나라 간판 기업들의 실적이 줄줄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28일 공개된 삼성전자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9조601억원으로 2014년에 견줘 18.5%나 줄어들었다. 삼성전자 이외에도 현대자동차(-14.9%), 엘지(LG)전자(-50.3%)의 순이익도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포스코의 경우엔 창사 이래 연간 기준으로 첫 적자를 냈다.

올해 사정도 결코 녹록지 않다. 저유가와 중국 경제의 둔화로 상징되는 세계 경제 환경이 어느 때보다 불확실해서다. 게다가 주요 산업의 기술혁신 속도에 당분간 제동이 걸리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마저 조심스레 나오는 실정이다. 실제로 스마트폰을 앞세운 고속 질주의 상장이었던 애플마저 지난해 4분기 중 매출은 1.7%, 순이익은 2.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올해 1분기엔 두 자릿수 매출 감소를 피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있다.

간판 기업들이 줄줄이 실적 부진에 시달리면서 ‘한국 경제 위기론’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그간 간판 기업들이 우리 경제의 성장 견인차 노릇을 해왔다는 사실에 비춰보면, 이해하지 못할 바 아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우리 경제의 고질병이라 할 ‘경제력 쏠림’의 대가가 얼마나 혹독한지를 일깨워주는 경고음으로 받아들이는 게 더 온당하다. 국내총생산(GDP)에서 10대 재벌의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 48%에서 10년 새 84%까지 급증했다. 품목별 상위 3개사의 시장점유율을 근거로 한 재벌의 산업집중도 역시 눈에 띄게 높아졌다. 물론 부가가치의 합계를 뜻하는 국내총생산을 곧장 비교 대상으로 삼기엔 무리가 없지 않으나, 우리 경제의 대기업 쏠림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는 것만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지나친 대기업 쏠림 현상은 무엇보다 성장의 역동성 자체를 갉아먹는 주요인이다. 나아가 경제의 안정성 면에서도 결코 득이 된다 할 수 없다. 눈앞의 실적 부진을 핑계 삼아 기업의 비용 부담부터 줄여주자는 식의 어설픈 위기론으론 우리 경제가 맞닥뜨린 어려움을 헤쳐나가기 어렵다. 이참에 경제력 쏠림에 의존해온 우리 경제의 근본체질 자체를 재조정하는 쪽으로 지혜를 모아야 한다. 언제까지 우리 경제를 극소수 대기업에 사회의 전체 자원을 ‘ 몰빵’하듯 쏟아붓고는 이들 기업의 실적에 따라 울고 웃는 ‘볼모’ 상태로 내버려둬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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