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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한반도를 격랑 속으로 몰고 가는 ‘사드 자충수’

등록 2016-02-14 18:44수정 2016-02-14 18:50

북한에 대한 국제 제재의 성패를 쥐고 있는 중국이 연일 한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 배치 결정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의 제4차 핵실험 및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는 뒷전으로 밀리고 미-중, 한-중 간 사드 갈등만 도드라지는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 정부가 당면 최대 과제로 내세우고 있는 유엔 안보리의 더욱 강화된 대북제재가 섣부른 사드 배치 자충수로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는 셈이다. 한마디로, 국제적인 역학 관계나 파장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불쑥 내민 감정적인 조처가 불러온 외교·안보 정책의 실패이자 참사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은 11, 12일(현지시각) 독일 뮌헨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잇달아 만나 한국의 사드 배치가 지역 평화·안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중국의 전략적 안보이익을 해친다고 거듭 주장했다. 특히, 그는 케리 장관과의 회담 뒤 <로이터통신>과 한 인터뷰에서는 ‘항장무검 의재패공‘(項莊舞劍, 意在沛公: 항장이 칼춤을 춘 뜻은 패공(유방)에게 있다), ‘사마소지심, 노인개지’(司馬昭之心, 路人皆知: 사마소의 야심은 누구나 다 안다)란 두 개의 고사성어를 사용하며 사드 배치가 결국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중국의 외교 책임자가 물밑에서도 아니고 공식 외무장관 회담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렇게 노골적으로 강한 반대 의견을 내놓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중국의 우려와 후속 행동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러시아도 중국과 손을 잡고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미 두 나라는 모두 자국 주재 한국대사를 불러 사드 배치에 항의의 뜻을 전한 데 이어, 두 나라 외교장관은 11일 독일에서 회담을 하고 한반도 사안에 대한 공조체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러시아는 북한의 장거리 로켓 기술이 러시아로부터 제공받은 것이라는 한국 정부의 설명에 대해서도 거짓이라며 사과를 요구한 바 있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러의 반발은 윤병세 장관이 외치고 있는 유엔 안보리의 ‘끝장 제재’에 큰 장애가 될 가능성이 크다. 더 나아가 한반도 정세를 국제사회가 북한의 나쁜 행동에 벌을 주는 구도에서 한-미-일 대 중-러의 전략적 대립 구도로 전화시키고 있다. 면밀한 전략적 고려 없이 사태를 이 지경으로 이끌고 온 외교안보 책임자들의 책임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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