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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날개 없이 추락하는 20·30대 청년의 삶

등록 2016-03-08 19:45수정 2016-03-08 20:23

한국은행이 집계한 지난해 우리나라 실질 경제성장률(속보치)은 2.6%였다. 물가상승분을 빼지 않고 계산한 경상 성장률은 5.0%가량이라고 기획재정부는 추산했다. 그런데 통계청이 8700가구를 표본으로 하여 조사한 2015년 가계동향 자료를 보면,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가계소득은 경상 성장률을 크게 밑도는 1.6%밖에 늘어나지 않았다. 특히 세대주가 20살 이상 39살 이하인 가구의 월평균 경상소득은 전년보다 오히려 0.3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통계는 우리 경제가 처한 구조적인 문제를 잘 보여준다.

20~39살 세대주 가구의 소득이 감소한 것은 근로소득 감소 탓이 가장 크다. 근로소득은 0.75%나 감소했다. 세대주가 근로자인 가구만 보면, 근로소득이 1.29%나 감소했다. 지난해 이들 세대의 고용률은 소폭 상승했다. 그렇다면 실업이 확대된 탓이라기보다는 일자리 질이 나빠졌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봐야 한다.

20~39살 근로자 가구의 근로소득 부진은 2014년부터 두드러진다. 이들 세대 가구의 평균 근로소득은 2013년에는 전년대비 6.7% 늘었다. 그런데 2014년엔 증가율이 0.78%로 뚝 떨어졌고, 지난해엔 아예 감소로 돌아섰다. 정부가 2013년 고용률 70%를 목표로 내세우고 고용률을 높이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취업자 증가분의 대부분이 시간제 일자리로 채워진 때와 시기가 겹친다.

우리나라의 시간제 일자리는 질이 매우 나쁘고,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2004년 53만9000원이던 월평균 임금이 10년이 지난 2014년에도 별 차이가 없는 66만2000원에 머물렀다. 전체 임노동자 평균 월임금에 견줘보면 2004년에는 35% 정도였으나, 지금은 30% 수준으로 떨어져 있다. 시간제 일자리는 여성과 30살 이하 청년층에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우리 경제는 가계소득 증가가 경제성장률을 밑돌면서 가계소득 부진이 소비 부진을 낳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특히 청년 세대의 일자리 질 악화는 청년 빈곤층을 늘리고, 계층 간 갈등을 키울 소지가 다분하다. 지난해 20~39살 가구의 소득이 줄어들었다는 통계수치는 일자리 수도 늘려야 하지만, 일자리 질을 개선하지 않고는 우리 경제의 앞날이 더욱 어두워질 것임을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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