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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발밑까지 다가온 ‘지카 바이러스’

등록 2016-03-22 18:51

지카 바이러스 유행 지역인 브라질 북동부에 장기간 출장을 다녀온 40대 남성이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22일 확진됐다. 임신부가 감염될 경우 소두증 아기를 낳을 수 있어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지카 바이러스가 우리나라에도 상륙한 것이다. 보건당국과 의료계는 물론 시민 모두가 경각심을 더 높여야 하겠다.

물론 첫 환자가 나왔다고 지나친 공포심을 느낄 필요는 없다. 지카 바이러스는 일상적인 접촉으로는 전파되지 않고 대부분 모기를 통해 옮는다. 현재는 계절적으로 봐도 감염 확산을 우려할 때는 아니다. 환자가 귀국 뒤 헌혈을 한 적도 없으므로 수혈을 통한 전파 가능성 역시 없다고 한다.

그러나 지카 바이러스의 세계적 유행 추세를 보면 외국에서 감염된 환자가 추가로 국내에 들어올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달 국제공중보건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고, 최근 두 달 안에 환자가 나온 국가만 42개국에 이른다. 중남미뿐 아니라 우리나라 여행객이 많이 찾는 동남아도 확산이 우려되는 지역이다. 발병국 여행을 자제하되 불가피한 경우 현지에서 모기에게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고, 귀국 뒤 증상이 나타나면 질병관리본부와 병원에 알리는 등 대응 수칙을 지켜야 한다.

보건당국과 의료계의 대응 태세는 더욱 중요하다. 이번 환자는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주의를 당부하는 문자메시지를 받고 증상이 나타나자 병원을 찾아 브라질 체류 사실을 알렸다고 한다. 하지만 귀국 뒤 발열 증상이 나타나 처음 병원에 갔을 때 즉시 신고가 이뤄지지 않고 근육통·발진 증상으로 사흘 뒤 다시 병원에 가서야 보건소에 의심 신고가 이뤄졌다. 의료진이 의심 신고를 해야 하는 기준 등을 더욱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지카 바이러스를 보유한 모기가 항공기·선박 등을 통해 유입되지 않도록 검역도 강화해야 한다.

모기가 본격적으로 활동하는 계절이 되면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도 커질 수 있다. 첫 환자 발생을 계기로 대응 시스템에 허점은 없는지 다시 한 번 점검해야 하겠다. 감염 확산의 빈틈이 조금이라도 열린다면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처럼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브라질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출전할 선수들과 응원단 등의 안전을 위한 대책은 따로 강조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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