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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적대적 공존’으로 돌아간 남북관계

등록 2016-03-25 19:22수정 2016-03-25 19:28

남북 사이 비난과 위협이 도를 넘고 있다. 냉전 시절을 연상시키는 ‘적대적 공존’이 굳어지는 듯한 양상이다. 양쪽의 자제가 필요한 때다.

북쪽 관영언론이 25일 청와대와 서울 시내 정부 시설을 겨냥한 타격훈련 모습을 담은 사진 수십장을 공개한 것은 가장 최근의 사례일 뿐이다. 며칠 전에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남쪽을 겨냥한 상륙훈련을 직접 지휘했다. 북쪽은 이달 들어 신형 방사포와 중·단거리 미사일을 잇달아 발사하고 핵 위협을 강화했다. 한-미 훈련 역시 북쪽 주요 시설을 겨냥한 정밀타격과 평양점령 작전을 포함시키는 등 과거 어느 때보다 공격적이다. 겉으로만 보면 양쪽 모두 전쟁 준비에 들어갔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최근 긴장 고조의 배경에는 북한 핵·미사일 문제와 한·미가 주도하는 강한 대북 압박이 있다. 상대를 굴복시키려는 기싸움과 무력시위가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남북 사이 대화 통로가 모두 끊긴 가운데 증오의 목소리만 높아진다. 이런 흐름이 계속된다면 실제로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 핵·미사일 문제의 근본적인 해법을 찾기에 앞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부터 가라앉혀야 할 상황이다.

우려스러운 것은 남북 정권이 상대에 대한 적개심 고취를 당연하게 생각하며 이를 권력 강화의 수단으로 삼으려 하는 점이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을 직접 거명한 북쪽 비난이 부쩍 늘어난 것은 김정은 정권의 불안감과 위기의식을 반영한다. 박 대통령과 정부가 북쪽의 ‘무모한 도발’ 가능성을 들며 안보위기론을 강조하는 것도 온당해 보이지 않는다. 북쪽 위협이 박근혜 정부의 실패한 대북정책을 합리화하고 ‘안보몰이’를 정당화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나아가 4·13 총선을 앞두고 이른바 ‘북풍’을 활용하려는 의도가 있는 건 아닌지도 의심스럽다.

지금의 한반도 상황은 정상이 아니다. 그 책임은 남북 모두에게 있으며, 적대적 공존을 추구해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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