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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안철수 대표, ‘새누리당 확장 저지’ 초심 어디 갔나

등록 2016-03-29 19:06수정 2016-03-29 20:26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가 29일 야권 연대 없이 독자 노선으로 총선을 치르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안 대표는 관훈토론회에서 “야권이 합쳐도 만년 2등, 야당에 머무르는 것을 국민은 더이상 용납할 수 없다”며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에서도 “후보 연대 없이 정면돌파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전국의 국민의당 후보들에게 “끝까지 완주하라”는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국민의당이 이번 총선에서 양당 구도를 깨고 제3당으로서 정치적 입지를 마련하겠다는 뜻을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정치에선 세를 불리는 것 이상으로 명분과 민의를 따르는 게 중요하다. 이 점에서 야권 연대에 부정적인 안 대표의 생각은 잘못됐다고 본다.

낡은 정치와 선을 긋기 위해 야권 연대를 할 수 없다는 논리는 안 대표가 지난해 12월 더불어민주당(더민주)을 탈당하면서 내세운 명분과 배치된다. 안 대표는 그때 “새누리당 세력의 확장을 막고 더 나은 정치로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해서” 제1야당을 떠난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제 와선 새누리당 독주를 막기 위해 야권이 힘을 합치자는 요구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새누리-더민주의 기득권 담합 체제를 깨고 3당 경쟁 체제를 만들어야 희망이 있다’는 게 그 이유다. 안 대표는 이렇게 말이 바뀐 데 대해 유권자들에게 먼저 솔직하게 설명하는 게 도리일 것이다.

더 중요한 건, 밑으로부터 올라오는 ‘후보 단일화’ 움직임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점이다. ‘중앙당과 협의 없이 단일화하면 제명하겠다’고 엄포를 놓았음에도 수도권과 전국 곳곳에서 야권 후보자들 사이에 단일화 논의가 활발해지는 게 현실이다. 서울 강서병에선 더민주와 국민의당 후보자가 여론조사 단일화를 논의하다 국민의당 지도부 반대로 그만뒀지만, 강원 춘천에선 두 당 후보자가 끝내 자발적인 단일화를 이뤄냈다. 단일화 논의를 하는 지역구는 그 외에도 여럿 있다. 야당이 연대해서라도 새누리당을 견제해야 한다는 바닥 민심을 누구보다 지역 후보들이 잘 느끼기 때문이다.

안철수 대표도 “지역구별로 후보들끼리 단일화하는 걸 막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의당이 취하는 태도는 정반대라고 많은 사람은 생각한다. 안 대표는 지금보다 훨씬 분명하게 야권 후보 단일화를 지지한다고 밝혀야 한다. 그게 야권 지지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길이고, 국민의당의 존재 이유를 설명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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