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경준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의 주식 거래 의혹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당사자가 31일 뒤늦게 해명자료를 냈으나 의문은 여전하다.
<한겨레> 보도로 처음 드러난 진 본부장의 게임회사 넥슨 주식 투자 및 매각 과정을 보면 이해하기 힘든 점이 한둘이 아니다.
진 본부장은 2005년 상장 전인 넥슨의 주식을 사들여 지난해 80만1500주를 126억원에 처분했다. 그는 해명서를 통해 당시 ‘대학 친구’의 지인이 ‘이민을 가 재산을 급하게 처분하려 한다’는 얘기를 듣고 친구들과 함께 액면가(500원)보다 훨씬 비싸게 주당 수만원에 주식을 샀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시 넥슨의 어떤 주식 몇주를 얼마에 샀는지는 여전히 공개하지 않았다. 애초 “서울대 동기인 김정주 넥슨 대표의 부탁으로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 ‘대학 친구’가 김 대표인지 여부도 설명하지 않았다. 설사 해명 내용이 사실이라 해도 왜 액면가보다 비싼 가격에 비상장 주식을 대량 매입했는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당시 넥슨의 26번째 주요 주주로서 전·현직 대표보다도 지분율이 높았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통상적인 거래라고 보기는 어렵다. 지난해 2월 주식백지신탁위에서 직무 관련성이 없다는 판정을 받고도 돌연 매각한 경위도 의심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문제인 것은 그가 맡았던 업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는 점이다. 진 본부장은 “어떤 보직에서도 주식 매입 회사와 관련해 영향을 미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그는 2004년 8월까지 금융위 산하 금융정보분석원에 파견 근무를 한 뒤 이듬해에 곧바로 넥슨 주식을 샀다. 또 주식 보유 중에 금융수사를 전담하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장(2009년 9월~2010년 8월)을 지냈으니 의혹이 커지는 것이다.
진 본부장의 불투명한 처신 때문에 지난 2011년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서 검찰이 넥슨코리아 대표를 경찰의 기소 의견에도 불구하고 무혐의 처리한 데 대해서도 의심의 시선을 거두기 어렵다.
그가 핵심 참모로 있는 한 법무부의 공정한 처리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떳떳하다면 진 본부장이 스스로 보직을 내려놓고 감찰을 자청하는 것도 의혹을 푸는 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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