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특혜매입 의혹을 받아온 진경준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검사장)이 유망 게임업체인 넥슨의 비상장 주식을 사들인 경위에 대해 거짓말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친구들과 함께 투자했다”고 주장했는데, 같은 시기에 같은 수량의 주식을 사들인 김상헌 네이버 대표가 “‘친구끼리 투자했다’는 (진 검사장의) 말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4일 밝혔다. 두 사람은 알고 지내는 사이이긴 해도 친구가 아니었고, 당시엔 함께 투자한다는 사실도 몰랐다고 한다.
진 검사장의 해명이 거짓이면 의혹은 더 짙어진다. 김 대표에 따르면, 당시 넥슨은 주주 구성에 상당한 신경을 썼던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자신이 주주로 들어오면 좋겠다고 넥슨 쪽이 판단해 매입을 권유해온 것 같다고 밝혔다. 진 검사장 역시 넥슨의 그런 판단과 권유에 따라 주식을 얻게 됐을 것이다. 진 검사장이 지닌 무엇인가가 넥슨에 도움이 된다고 봤기 때문이겠다. 진 검사장은 금융정보분석원 파견 근무까지 한 기업·금융 수사 전문 검사다. 그런 이력과 직무, 인맥 따위가 진 검사장이 주식을 특혜 취득하게 된 이유였을 것이라는 의심은 당연하다. 그런 상황을 진 검사장이 몰랐을 리도 없다. 직위를 이용해 부당·불법한 이득을 얻었을 개연성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사회적 물의 정도가 아니라 범법까지 의심되는 일이다.
이쯤 되면 사표를 받고 말고의 차원을 넘는다. 법무부가 이대로 진 검사장의 사직서를 수리하면 강제 수사와 처벌이 어려워진다. 의혹도 함께 묻힐 공산이 크다. 법무부가 개인의 투자행위라고 우겨 진 검사장의 사표를 수리하면 의혹은 법무부와 검찰 전체에 대한 국민적 불신으로 번질 것이다. 검찰은 지금이라도 진 검사장을 소환 조사해 주식 취득 및 보유 과정의 불법 여부를 따져야 한다. 아울러 넥슨도 진 검사장을 주요 주주로 영입한 경위를 낱낱이 밝히는 것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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