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3.0%에서 2.8%로 낮췄다. 한은은 19일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뒤 “수출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소비와 설비투자의 개선 흐름이 다소 약화되고 있다”며 경제성장률 하향조정의 배경을 밝혔다.
경제는 국내외 각종 변수가 복잡다단하게 얽혀 있어 예측을 정확히 하는 게 매우 어렵다. 따라서 변동 요인이 발생했을 때 수정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그것도 수용 가능성에 정도가 있다. 수시로 전망을 바꾸고 또 전망치와 결과 사이에 오차가 크면 신뢰를 잃는다. 경제 전망이 틀리면 정부가 경제정책을 수립하는 데 차질이 빚어지고 기업들이 사업계획을 세우는 데 애로를 겪는다.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오는 것이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4월 3.4%로 제시한 뒤 그동안 네 차례 수정을 거쳐 0.6%포인트 내렸다. 지난해에도 연초엔 3.4%의 경제성장을 전망했으나 결과는 2.6%에 그쳤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한은이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장밋빛 전망’을 내놓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 1월 한은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로 유지했을 때 ‘정부를 따라가는 낙관적 전망’이라는 비판이 많았다. 한은에 앞서 기획재정부가 지난해 말 3.1%의 전망치를 내놨고, 8월에는 당시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새누리당 연찬회에서 “내년 경제성장률을 3%로 끌어올려 총선 일정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경제 외적 고려는 없다. 3%가 낙관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해명했지만, 석 달 만에 2%대로 전망치를 낮췄다.
한은이 중앙은행으로서 갖는 권위는 독립성과 전문성에서 나온다. 그러나 독립성과 전문성은 누가 그냥 가져다주는 게 아니다. 스스로 부단히 노력해야만 확보할 수 있는 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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