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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36년 만의 노동당 대회와 북한의 선택

등록 2016-05-01 19:19

북한이 오는 6일 제7차 노동당 대회를 시작한다. 6차 대회를 한 지 무려 36년 만이다. 이번 대회는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를 선언하면서 이를 뒷받침할 정책과 인사, 제도 등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젊은 나이의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겸 국방위 제1위원장이 오랫동안 지속될 새 체제 구축을 꾀하는 중요한 무대다.

우선 주목되는 것은 당대회를 앞두고 5차 핵실험을 할지 여부다. 북한은 최근 세 차례 시도한 무수단 중거리 미사일 시험발사에서 모두 실패했다. 여기서 구긴 체면을 회복하려고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핵실험을 할 경우 내부 결속 효과는 일부 있겠지만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은 북한이 감내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해질 것이다. 북한 정권은 한반도 정세를 극도로 악화시키고 자신의 생존도 보장할 수 없는 어리석은 선택을 하지 않기 바란다.

당대회에선 김정은 제1위원장이 집권 뒤 공식화한 ‘경제·핵무력 건설 병진 노선’을 더 강화하면서 당 규약에 핵보유국임을 명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또한 그릇된 선택이다.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받아들일 나라는 하나도 없으며, 국제사회와의 갈등 또한 증폭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핵보유국 인정을 요구하는 상태에서는 꽉 막힌 남북 관계의 전기를 마련하기도 쉽지 않다.

김정은 정권이 주민 생활을 향상시킬 경제 전략을 제시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집권 이후 북한 경제는 완만하나마 상승곡선을 그려왔다. ‘새로운 경제관리체계’나 ‘사회주의 기업책임관리제’ 등 이전보다 진전된 개혁지향 정책이 발표되기도 했다. 하지만 북한 경제는 여전히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채 낡은 체질을 바꾸지 못하고 있다. 개혁·개방이 확실하게 이뤄지지 않는 한 분명한 성과를 얻기도 어렵다. 가장 큰 장애물은 바로 경제·핵 병진 노선 자체다. 북한이 나날이 핵 역량을 강화하는 것을 보면서 선뜻 손을 내밀 나라는 없다.

이번 당대회에 대한 평가는 북한 정권이 어떤 모습을 나라 안팎에 보여주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국제사회는 북한이 대결과 고립의 길에서 벗어나 평화·협력·대화의 길로 들어서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번 대회는 이를 위한 좋은 기회다. 우리 정부와 관련국들 또한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끊임없이 신호를 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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