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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성급한 단기대응보다 성장전략 진지하게 곱씹어야

등록 2016-06-26 17:10

영국이 국민투표를 통해 유럽연합을 탈퇴하기로 결정하자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유럽 주식시장의 주가는 물론이고, 미국 등 세계 각국의 주가가 급락해 ‘검은 금요일’(24일)이란 표현까지 나왔다. 주요국 통화가치도 급변했다. 영국의 파운드화가 8.1%나 폭락하고 유로화가 2.4% 떨어진 반면, 일본 엔화 가치는 3.7%나 상승했다. 향후 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이 한층 짙어졌다고 보고, 금융시장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급격히 쏠리는 모습이다.

그러나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는 앞으로 탈퇴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고 상당 기간의 협상을 거쳐야 현실이 된다. 금융시장은 반응이 매우 빠르지만, 실물경제가 본격적인 영향을 받는 것은 한참 뒤의 일이다. 따라서 영국 국민투표 직후 단기간의 금융시장 지표만 보고 성급한 대응을 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 그보다 세계 경제질서의 변화를 잘 포착하고 그에 맞춰 전략적 대응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계기로 그 전 세계 경제질서를 주도해온 세계화와 자유무역주의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은 그 연장선에 있다. 세계 각국이 보호무역 쪽으로 선회하고, 자국 통화를 약세로 이끄는 근린궁핍화 정책을 경쟁적으로 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경제가 머잖아 회복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갖고, 기존의 수출주도 성장 전략을 고수하는 것은 위험하다.

일본 사례는 통화완화와 자국 통화가치 절하가 묘수가 되기 어렵다는 점을 일깨운다. 일본은 아베 신조 정부가 들어선 뒤 공격적인 통화완화로 달러당 90엔 안팎이던 엔화 가치를 한때 달러당 120엔대로 떨어뜨렸다. 수출 대기업 실적이 호전되면서 경제가 활력을 찾는 듯 보였으나, 평균임금은 계속 하락하고 내수는 침체를 벗어나지 못했다. 아베노믹스가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이제 ‘약한 엔화’마저 유지하게 어렵게 됐다. 24일 엔-달러 환율은 한때 99엔까지 떨어졌다. 후유증을 우려해야 할 형편이다.

외부 환경이 좋지 않은 가운데, 가계가 늘어나는 부채에 힘겨워하고 앞날에 대한 불안감에 지갑을 움켜쥐고 쓰지 않는다는 게 우리 경제의 가장 큰 고민거리다. 이를 어떻게 풀어갈지 진지하게 머리를 맞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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