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사설

[사설] 진경준 비리, 청와대·법무부 책임 크다

등록 2016-07-15 17:41수정 2016-07-16 00:18

진경준 검사장(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을 뇌물 혐의로 긴급체포한 이금로 특임검사팀이 하루 만인 15일 밤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2005년 넥슨에서 주식 1만주를 공짜로 넘겨받아 10년 만에 120억여원의 차익을 거두고 2008년엔 3천만원 상당의 제네시스 차량까지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처남 명의 청소용역업체가 대한항공 등 한진그룹 쪽에서 일감을 수주한 것과 정보기술업체의 주식을 차명으로 갖고 있다 처분한 것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두 사안 역시 직무 관련성이 의심된다. 지금까지 드러난 것만 봐도 검사 자리를 철저히 개인 축재 수단으로 악용한 가장 파렴치한 사례가 아닌가 싶다.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특임검사팀은 뇌물죄의 대가성에 대한 수사에 주력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진 검사장이 넥슨으로부터 거액의 차익이 예상되는 공짜 주식과 차량까지 받은 이상 최소한의 보답이라도 하려 했을 가능성이 크다. 넥슨은 2011년 개인정보 유출로 수사받은 것을 비롯해 게임개발자 등과도 여러 차례 법률적 쟁송에 휘말린 바 있다. 진 검사장이 이른바 ‘내부 변론’이나 청탁을 통해 사건에 관여한 것은 없는지 철저히 파헤쳐야 한다. ‘현직’ 검사가 다치는 걸 피하려 축소 수사하거나 악화하는 여론을 잠재우려 일단 구속부터 해놓을 심산으로 졸속 처리하는 일이 있어서도 안 된다.

수사와 별개로, 이번 사건을 다뤄온 청와대와 법무부의 태도는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문제다. 법무부는 사건 초기부터 “개인 간 거래일 뿐”이라며 감찰조차 않다가 뒤늦게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발령내 나중엔 근무지 이탈 논란까지 불렀다. 그가 장관 청문회 준비단장을 맡은 개인적 인연 때문에 옹호해준 것이었다면, 김현웅 법무장관은 법률가로서의 양식은 물론 공인의 자격조차 의심받아 마땅하다.

청와대 민정수석의 책임 역시 가볍지 않다. 초기부터 민정수석실은 “자기 자금으로 주식 투자한 게 무슨 문제냐”며 진 검사장을 감싸왔다. 결국 현란한 거짓말로 국민을 우롱하고 검찰 명예에 먹칠을 하도록 방치한 셈이다. 허술한 검증으로 그런 파렴치한을 검사장으로 승진시키고 법무부 기획관리실장이란 요직에까지 중용한 책임도 크다. 수백억원대 자산가인 우병우 수석이 일반인의 상식과 동떨어진 기준으로 사람과 사건을 판단해온 탓이라면 과연 청와대에 있을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