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삶의 질이 대도시와 농촌 사이에 크게 차이가 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 사회복지연구소와 국제구호개발 시민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이 전국 16개 시도의 초등 3학년과 5학년, 중등 1학년생 등 8685명을 대상으로 ‘아동 삶의 질’ 수준을 조사해 7일 발표한 결과를 보면, 서울과 6개 광역시가 1~7위의 상위권을 차지했다. 반면 전북 등 비도시 지역들은 2012년 첫 조사 이래 계속 아이들의 삶의 질이 하위권에 머문 것으로 조사됐다.
주목할 대목은 자치단체들의 재정자립도와 복지예산 비중 역시 아이들 삶의 질 지수와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점이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동등한 출발선을 제공해야 한다는 점에서 시급히 고쳐야 하고 그 책임은 당연히 어른들의 몫이다. 특히 자치단체 간의 편차는 중앙정부가 관심을 갖고 해결해야 할 과제다.
연구진이 조사한 국제비교 결과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15개국 만 8살, 10살, 12살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행복도 조사에서 한국은 모든 연령대에서 꼴찌를 기록했다. 우리보다 경제 수준이 낮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이나 에티오피아보다도 낮았다. 아이들이 그 나라에 비해 풍족한 환경에 살면서도 행복감은 떨어지는 것이다. 특히 10살에서 12살로 넘어가는 기간에 행복감이 떨어지는 폭이 가장 컸다. 중학교로 진학하면서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줄고 학업 시간이 늘어나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자유시간이 줄어드는 탓이다. 일자리가 불안한 부모는 늦게까지 일터에, 아이는 학교나 학원에 머물러야 하는 환경을 반영한다.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사회 불안과 지역적 불균형이라는 고질적인 문제가 자라나는 세대에게 그대로 전가되는 현실이 다시금 확인된다. 아이들이 같은 선에서 출발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은 미래에 투자하는 일이다. 정부와 사회 전체가 나서서 적극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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