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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포기하지 않는 올림픽 정신이 아름답다

등록 2016-08-11 17:37

찜통 같은 무더위를 날려주는 시원한 승전보가 쏟아졌다. 2016 리우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들은 불굴의 투지로 잇따라 대역전의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10일 남자 펜싱 에페에서 박상영 선수가 기적의 역전으로 금메달을 따더니, 11일엔 진종오 선수가 50m 권총에서 탈락 위기를 벗고 극적으로 올림픽 3연패를 이뤄냈다. 모두가 끝났다고 생각할 때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결과다.

그들의 승리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도 긍정적으로 자신을 추스를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 박상영 선수는 마지막 2분24초를 남겨뒀을 때 10-14로, 한 점만 잃으면 바로 패배하는 위기에 몰려 있었다. 동시 득점이 인정되는 에페에선 역전이 거의 불가능한 점수였다. 그 순간에도 박 선수는 ‘난 할 수 있다’고 거듭 되뇌고 있었다. 그는 조바심 대신 평정심으로 상대의 공격을 막으면서 연속 득점하더니 끝내 대역전을 만들었다. 혼자 5연속 득점은 기적에 가깝다. 펜싱 사상 최고의 역전극이라는 그의 승리가 괜히 나온 것은 아니다. 그는 지난해 무릎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치명적인 부상을 당했지만 오뚝이처럼 재활에 성공했다. 8강전 직후에는 근육경련이 닥쳤지만 역시 딛고 일어섰다. 그러면서도 ‘올림픽은 축제이니 후회없이 즐겨보자’며 마음을 가볍게 하고 몸을 움직였다. 경이로운 정신의 승리가 아닐 수 없다.

진종오 선수도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스포츠 정신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최하위를 차례로 탈락시키는 결선에서 그는 한때 탈락 위기에 몰렸다. 20발 중 9번째 격발이 6.6에 그친 탓이다. 그 순간 그는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잘못 쏜 한 발이 혼돈에 빠졌던 정신을 깨운 셈이다. 그는 실수를 전화위복 삼아 잇따라 높은 점수를 따내 7위에서 1위로 도약했다. ‘후회 없이, 나를 위한 사격을 하자’는 순일한 다짐이 큰 힘이 됐다고 한다.

위기의 칼날 위에서 승리를 일궈낸 것은 이들만이 아니다. 남자 축구는 여차하면 방심하고 흔들릴 수 있는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안정적인 경기운영으로 이겨 8강에 진출했다. 비겨도 괜찮다는 경기를 이긴 것이 그저 요행일 순 없다. 패배의 아픔을 딛고 동메달을 따낸 펜싱 남자 사브르의 김정환이나 유도의 곽동한 등이 흘린 땀도 상찬받아 마땅하다. 위기를 극복한 승리는 감동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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