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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댓글 무죄’ 유도한 검찰, 외부서 개혁하는 수밖에

등록 2016-08-12 17:34수정 2016-08-12 17:36

이른바 ‘좌익효수’ 사건 항소심 재판부가 1심과 마찬가지로 국가정보원법 위반죄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고 모욕죄만 유죄로 인정했다. 정보기관원의 노골적인 정치개입 행위에 대해 단죄는커녕 면죄부를 내준 법원과 검찰의 무책임한 행태를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1심 무죄 이후 수백개의 문제 댓글을 기소하지 않은 데 대해 비판 여론이 비등했음에도 끝내 추가 기소를 하지 않은 검찰의 행위는 의도적인 직무유기로 범죄에 가깝다.

애초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팀이 ‘좌익효수’의 댓글 가운데 정치개입 가능성이 큰 것만 추렸더니 A4 용지 173장, 700여건이나 됐다고 한다. 2012년 대선 직전 쓴 “문재인…이정희 동무와 손잡고 고향(북한)으로 돌아가라” 같은 글이 다수였다. 누리꾼들은 국정원 대공수사국 소속의 ‘좌익효수’ 유아무개씨의 실체를 추적해 ‘홍어’ ‘절라디언’ 등의 지역 비하, 입에 담지 못할 패륜적 댓글까지 그가 작성한 사실도 밝혀냈다.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이 총·대선을 앞둔 2012년 1월6일 ‘각 부서가 종북세력 주장을 반박하라’는 지시를 내린 직후 선거개입 혐의가 짙은 102건의 댓글을 집중적으로 다는 등 좌익효수의 댓글 작성 시기와 내용, 규모에 비춰봐도 정치개입 혐의가 뚜렷했다. 그러나 새 수사팀은 2년 이상 뭉개다 언론의 비판이 잇따르자 뒤늦게 공소시효 만료를 코앞에 둔 지난해 11월에야 달랑 댓글 10개만으로 유씨를 기소하면서도 동료 3명은 입건조차 하지 않았다.

잇따른 비리 사건으로 검찰개혁이 추진되는 상황임에도 검찰이 결국 추가 기소를 하지 않은 것은 윤석열 검사 파문 이후 노골화한 ‘정권 눈치보기’가 여전히 진행 중임을 확인시켜 준다. 검찰개혁의 당위성을 절감하게 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법원 역시 유씨가 근무시간에 정치인 비방 댓글을 지속적으로 달아온 사실을 확인하고도 정치적 중립 의무를 협소하게 해석한 것은 정보기관의 선거개입이 얼마나 심각한 국정 문란 행위인지를 몰각한 경솔한 판단이다.

원세훈 사건 유죄 판결에도 불구하고 국정원이 여전히 가담자 징계조차 않고 있는 것은 다가오는 대선에서도 다시 뛰라는 신호나 마찬가지다. 좌익효수 사건을 다루는 법원·검찰의 태도를 민주주의 파괴 방조로 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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