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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허리띠 졸라매도 쓸 돈 없는 빈곤한 가계

등록 2016-08-19 17:52

2분기 가계 평균소비성향이 70.9%로, 2003년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보다는 0.7%포인트 떨어졌고, 2010년의 77.6%에 견주면 7%포인트 가까이 추락했다. 소비성향은 처분가능소득 가운데 소비지출에 쓴 돈의 비율을 말한다. 이 수치의 하락은 그만큼 가계가 지갑을 움켜쥐고 돈을 쓰지 않았다는 뜻이다. 수출이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수 회복도 기대 난망임을 보여주는 통계수치다.

평균소비성향이 떨어지는 원인으로 우선 가계의 소득 증가율이 매우 낮다는 점을 꼽지 않을 수 없다. 가계 실질소득 증가율은 2013년과 2015년에 1%를 밑돌았다. 특히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에는 전년 동기보다 감소했고, 이번 2분기에도 제자리걸음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저임금의 불안정한 일자리를 갖거나, 노후를 준비해야 하는 이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은 자연스럽다.

주택가격 상승과 분양 증가, 이에 동반한 가계부채의 급격한 증가도 소비심리를 위축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보면, 가계 가처분소득에서 원리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17.04%에서 지난해 24.2%로 높아졌다. 원리금 상환을 위해 가계는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릴 수밖에 없는 처지다.

세계 경제 상황으로 보면, 수출주도 성장은 이제 한계에 봉착했다. 안정적 성장을 이어가려면 내수를 키워야 한다. 그런데 사태가 거꾸로 가고 있으니 매우 심각한 일이다. 가계 소득의 안정적 증가에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가계의 불안을 덜어주기 위한 고용정책과 고용보험, 노후 소득안정을 위한 연금제도 확충도 필요하다. 부동산 부양책을 버리고 주택가격 안정을 통해 가계부채 증가를 억제하는 일도 한시가 급하다. 지금이라도 정부가 정신을 차리고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 더는 남의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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