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형 임대주택 ‘뉴스테이’가 첫선을 보인 지 1년이 지났다. 지금까지 1만가구 가까이 공급했고 연말까지 5천가구가량 더 공급된다. 임대료가 주변 시세 수준인데, 품질이 좋아 인기가 꽤 높다. 그러나 거저 얻은 성과가 아니다. 공공택지를 싼값에 넘겨주고, 주택도시기금이 지분을 대거 투자하는 등 적잖은 공적 지원을 한 결과다.
정부는 뉴스테이 민간사업자를 공모하면서 공공택지를 싼값에 공급했다. 청약저축, 국민주택기금채권 등을 재원으로 한 주택도시기금은 지금까지 뉴스테이 사업 관련 리츠(부동산투자회사) 출자 승인이 완료된 20곳 사업장의 총 자본금 1조5893억원 가운데 63.7%를 출자했다. 뉴스테이는 임대료 상승률은 제한되지만, 임대의무 기간인 8년이 지나면 매각(분양)해 차익을 얻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대형 건설업체들이 앞다퉈 이 사업에 뛰어들고, 놀고 있는 땅을 가진 은행이나 통신회사도 뛰어들고 있다.
뉴스테이 임대료는 주변 시세와 비슷하다지만, 서민은 물론이고 어지간한 중산층도 감당하기 쉽지 않은 수준이다. 수원 화성의 59㎡짜리 월세가 80만3천원, 성남 수정구의 84㎡짜리는 월세가 229만원에 이른다. 모두 소득 상위 30% 안에 들어야 감당할 수 있는 정도다. 서민들은 전월세난에 울고 있는데, 한정된 공적 재원을 건설업체의 수익사업과 고소득자의 주거 편의를 지원하는 데 쓰고 있는 꼴이다. 민간 임대주택 건설이 활기를 띠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이는 시장에 맡길 일이다. 불필요한 규제를 풀어주는 등의 지원으로 충분하다. 정부는 한정된 재원을 서민의 주거 안정 지원에 우선 집중해야 한다. 주택 임대료 안정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장기공공임대주택 공급 물량은 2010년엔 9만호가 넘었지만, 현 정부 들어서는 연간 4만호 수준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정책 우선순위가 한참 잘못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