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국회 복귀 선언으로 오늘부터 국정감사가 정상화된다. 국회가 파행한 지 꼭 일주일 만이다. 다행스러운 일이나, 국감 기간이 19일까지인 걸 고려하면 자칫 수박 겉핥기 식으로 남은 일정이 진행될 우려가 크다. 여야 정치권, 특히 새누리당은 남은 기간 동안 국민적 의혹이 집중된 사안을 파헤치는 국정감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또다시 국회를 정쟁의 장으로 몰고 가선 지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조건 없이 단식을 중단하고 국정감사 복귀를 결정한 건 잘한 일이다. 이 대표는 ‘생명을 건다’는 각오로 단식투쟁에 나섰지만, 애초부터 이번 단식은 국민 뜻과는 무관한 명분 없는 행동이었다. 야당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집권여당으로서 국회를 내팽개치는 듯한 행동은 어떤 이유로도 국민 지지를 받을 수 없다는 걸 이 대표와 새누리당은 이번에 뼈저리게 깨달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국정감사에서도 국민 요구와 바람을 최우선에 놓고 활동하는 게 옳은 일이다. 국정감사란 입법부인 국회가 행정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 중 하나다. 행정부가 이런저런 이유로 회피했던 국민적 의혹이 큰 사안, 예를 들면 미르와 케이(K)스포츠 재단 설립과정 등을 파헤치는 게 바로 국감의 역할이다. 새누리당은 여당이라 해서 정부 잘못과 비리를 옹호하고 진실 규명을 방해하려 해선 안 될 것이다. 국회 표결에 항의해 입법부를 뛰쳐나가 단식농성을 벌였던 것처럼 그런 행동은 국민의 외면을 받을 것임을 마음에 새겨야 한다.
청와대는 더는 국회 운영에 감 놔라 배 놔라 식의 간섭을 하지 말아야 한다. 도를 넘은 여당의 강경투쟁 밑바닥엔, 삼권분립을 무시한 박근혜 대통령의 과도한 개입이 깔려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번에도 청와대 관계자는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국회가 근거 없는 의혹 제기보다 진짜 민생과 관련해서 국정감사를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한다. 참으로 오만하고 방자한 언행이 아닐 수 없다. 대통령이 국회의 각료 해임건의안을 거부할 정도로 막 나간다고 해서 그 참모들조차 국회나 여당을 하수인 다루듯 말하는 건 정상적 국가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새누리당은 이런 데 휘둘리지 말고 집권여당으로서 중심을 잡고 국회를 운영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국민 지지를 받아 진정으로 국정을 책임지는 여당이란 소리를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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