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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한겨레 사설] 산적한 난제, 보이지 않는 경제사령탑

등록 2016-10-18 17:47수정 2016-10-18 17:47

정부가 부동산시장 과열 분위기를 억제할 추가 대책을 내놓을 모양이다. 그동안 대책이 필요 없다던 태도를 바꾸는 것은 늦었지만 다행이다. 그러나 가계부채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 사안을 놓고 정부 부처들 사이에 정책 조율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의문이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말은 국정감사 때와 국정감사가 끝난 뒤 달라졌다. 관계 부처 장관들의 말도 서로 달라 정책 방향을 종잡기 어렵다. 이래서는 설령 바른 결정을 한다고 해도 제 효과를 보기 어렵다.

주택금융공사가 14일 오후 늦게 홈페이지를 통해 19일부터 보금자리론 대출 대상 요건을 변경한다고 밝힌 것은 갑작스러운 조처였다. 대출 대상 담보주택의 가격과 대출 한도를 기존의 3분의 1과 5분의 1로 낮추고, 부부합산 소득 기준도 연 6천만원 이하로 제한하는 조처였다. 보금자리론 대출을 받으려고 기대했던 사람들이 적잖이 혼란에 빠졌다.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14일 국감에서 “전국적으로 부동산 가격 상승이 나타난다면 투기과열지구 지정을 포함해 살펴봐야겠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다”고 말해, 금융 소비자들은 이번 조처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가계부채 대책 따로, 부동산시장 대책 따로여선 경제주체들을 혼란스럽게만 할 뿐이다. 정부는 8·24 가계부채 대책을 발표하면서, 택지공급을 줄인다는 데 강조점을 두었다. 주택시장에 악영향을 주지 않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확인되자, 주택 가격 상승과 함께 가계부채는 더 급증했다.

정부는 8월 말 한진해운 법정관리 신청 때도 허둥대는 모습을 보였다.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와 수출 관련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금융위원회만 쳐다보고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았다. 심각한 물류대란이 일어나자, 한진해운에 책임을 돌리기에 급급했다. 그때도 사령탑이 없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달라진 게 없다.

우리 경제에 난제가 산적해 있다. 경기 악화 조짐이 뚜렷하고, 가계부채 문제는 심각하고, 부실기업 구조조정도 이제 막 시작됐다. 대우조선 문제만 해도 정부가 더 책임감을 갖고 결단해야 하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 경제정책에 관해 관계 중앙행정기관을 총괄·조정하는 것이 경제부총리의 직무다. 경제 사령탑이 없는 듯한 이런 국면이 더 이어져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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