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사설

[한겨레 사설] 이재용 부회장이 밝혀야 할 ‘삼성-최순실 커넥션’

등록 2016-11-08 18:42수정 2016-11-08 21:07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8일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 승마 지원’과 관련해 삼성전자 사옥과 대한승마협회 등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삼성 본사가 압수수색을 당한 것은 2008년 1월 ‘이건희 회장 비자금 특검’ 이후 8년 만이다.

검찰이 8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서 압수수색을 하고 있는 가운데, 건물 밖에서 ‘반올림’ 회원들이 삼성을 비판하는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검찰이 8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서 압수수색을 하고 있는 가운데, 건물 밖에서 ‘반올림’ 회원들이 삼성을 비판하는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삼성은 정씨의 승마 지원을 위해 발 벗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을 등에 업은 최씨의 강요에 못 이겨 마지못해 한 게 아니라는 얘기다. 삼성은 지난해 9~10월 최씨가 독일에서 만든 스포츠컨설팅회사인 비덱스포츠와 컨설팅 계약을 맺는 형식으로 280만유로(약 35억원)를 건넸다. 지난 5월에는 정씨를 위해 협력업체인 모나미를 통해 230만유로(약 29억원)를 들여 독일 승마장을 사들였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정씨를 2020년 도쿄올림픽에 출전시키기 위해 4년 동안 186억원을 투입하는 중장기 로드맵을 만들었다고 한다. 한마디로 정씨를 위해 전방위적으로 뛴 것이다. 최씨가 박 대통령의 ‘비선 실세’라는 사실을 알고 잘 보이기 위해 자발적으로 돈을 바친 성격이 강하다. 대가성이 의심되는 전형적인 정경유착이라고 할 수 있다.

검찰은 삼성이 무슨 대가를 바라고 최씨 모녀에게 거액을 줬는지, 그리고 실제로 무엇을 얻었는지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승마 지원은 삼성전자의 사업과 전혀 관련이 없을 뿐 아니라, 이사회에 정식으로 보고되거나 심의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배임·횡령죄에 해당될 수 있다. 세간에는 최씨와 삼성이 이재용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 강화와 원활한 후계 승계 문제 등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추측이 무성하다.

삼성의 최씨 모녀 지원에는 이 부회장이 어떤 형태로든 관여했을 개연성이 높다. 당시는 의식불명 상태인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이 부회장이 사실상 그룹의 최고의사결정권자 역할을 하고 있던 때이다. 대통령의 비선 실세에게 거액을 주는데 계열사 사장이 독자적으로 결정했을 리 만무하다. 이 부회장에게 보고되고 승인을 받았을 것이라는 게 상식적인 판단이다. 특히 지난해 7월 박 대통령이 재벌 총수 17명과 간담회를 한 직후 7명을 개별적으로 불러 비공개 독대를 했는데, 이 부회장도 포함됐다. 이 부회장이 수사에서 비켜갈 수 없다. 만약 검찰이 어물쩍 넘어가려 한다면 삼성에 대해 또 ‘면죄부용 수사’를 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