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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한겨레 사설] 점점 짙어지는 ‘최순실 뒤의 삼성 그림자’

등록 2016-11-15 18:14수정 2016-11-15 21:55

참여연대와 민주노총, 공적연금강화행동 관계자들이 15일 서울중앙지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근혜 대통령, 최순실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을 뇌물 수수와 공여 혐의 등으로 고발한다고 밝히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참여연대와 민주노총, 공적연금강화행동 관계자들이 15일 서울중앙지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근혜 대통령, 최순실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을 뇌물 수수와 공여 혐의 등으로 고발한다고 밝히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15일 삼성그룹 계열사인 제일기획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삼성이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사실상 소유하고 있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불법 지원을 한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일주일 전인 지난 8일엔 삼성전자 본사와 장충기 그룹 미래전략실 사장 사무실 등 9곳을 압수수색했다. 삼성이 최씨의 딸 정유라씨 승마 지원을 위해 거액을 불법적으로 제공한 혐의를 조사하기 위해서다. 삼성과 최씨 사이의 ‘검은 커넥션’이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는 모양새다.

삼성은 최씨와의 관계에 대해 말 바꾸기를 계속하고 있다. 처음에는 자금 제공 사실 자체를 부인하다가, 검찰 수사가 공개되자 승마협회 회장사로서 유망주 육성을 위해 지원했다는 해명을 내놨다. 그리고 지금은 최씨의 협박 탓으로 돌리고 있다. 승마협회 회장인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은 검찰 조사에서 최씨 쪽이 협박을 해 거액을 지원했고 이재용 부회장은 보고를 받지 않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여러 정황을 보면, 대가성이 의심된다. 반대급부를 노리고 돈을 건넨 게 아니냐는 얘기다. 지난해 7월17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직후 이 부회장은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를 했다. 이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 강화와 순조로운 후계 승계를 위해서는 두 회사의 합병이 절실했다. 그리고 당시 삼성물산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합병에 찬성표를 던졌다. 만약 국민연금이 반대했다면 합병은 무산됐다. 이어 9월부터 정씨의 승마 지원용으로 거액의 자금이 집중적으로 제공됐다.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미심쩍은 대목이 너무 많다. 또 이 부회장이 몰랐다는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 부회장 본인의 문제이고, 그가 의식불명 상태인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사실상 총수 역할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검찰은 일요일인 13일 이 부회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한 뒤 돌려보냈다. 언론에 노출되지 않도록 비공개로 소환했고 지하주차장의 비상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 있게 배려했다. ‘봐주기 수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참여연대와 민주노총 등은 15일 박 대통령과 최씨, 이 부회장 등을 뇌물 수수와 공여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 검찰은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낸다는 각오로 엄정히 수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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