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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한겨레 사설] 촛불로 ‘대통령의 망상’을 불태우자

등록 2016-11-18 17:24수정 2016-11-18 18:35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이 19일 또다시 타오른다. 이번 촛불집회는 서울뿐 아니라 부산·대구·광주 등 전국 주요 도시와 군 단위 지역까지 전국 70여곳에서 동시에 열린다. 집회 참가 인원도 지난 12일 서울 광화문 집회를 훨씬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통령은 지금 나라야 결딴나든 말든 끝까지 가겠다는 몰염치한 태도로 맞서고 있다. 퇴진하라는 민심을 따르기는커녕 ‘내가 여전히 대통령’이라며 적반하장식 반격에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이 선택할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스스로 제 몸을 태워 세상을 밝히는 촛불처럼,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나서서 이 어둠을 몰아낼 수밖에 없다. 촛불로 대통령의 아집을 불태우고, 헛된 망상을 불살라야 한다. 촛불의 그 역동적인 연소작용으로 대통령의 기만을 불태우고 국면전환의 노림수를 허물어야 한다. 촛불이 흘리는 눈물로 더러워진 세상을 정화하고, 그 불꽃에 깃든 생명으로 이 나라를 새롭게 태어나게 해야 한다.

촛불은 평화와 비폭력의 상징이다. 그 상징이 결코 훼손돼서는 안 된다. 지금 박 대통령은 촛불집회의 불상사를 기대하며 반전의 기회만을 엿보고 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18일 “(촛불집회를) 예의주시하면서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촛불집회 때 “국민의 준엄한 뜻을 무겁게 느끼고 있다”고 말한 것과는 태도가 180도 달라졌다. 집회를 ‘예의주시’하다가 여차하면 덜미를 낚아채겠다는 의도가 물씬 풍긴다.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등 보수단체들도 같은 날 맞불 집회를 열기로 하고 회원들에게 총동원령을 내렸다. 서울경찰청은 ‘국민의 집회·시위를 보장해야 한다’는 법원의 결정을 아랑곳하지 않고 또다시 청와대로 향하는 길목을 차단하겠다고 나섰다.

촛불을 든 시민들은 이런 도발에 결코 넘어가서는 안 된다. 박 대통령과 추종세력들이 사태의 본질을 호도하고 국면전환에 나설 어떤 빌미도 제공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이번 촛불집회에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수험생 청소년들까지 대거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라나는 세대에게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서도 평화와 비폭력의 자세를 끝까지 잃지 말기 바란다. 그래서 “촛불은 바람이 불면 꺼진다”는 따위의 망언이 부질없음을 똑똑히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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