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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한겨레 사설] 200만 촛불 민심에도 저항하겠다는 대통령

등록 2016-11-28 17:57수정 2016-11-28 18:55

박근혜 대통령이 28일 경찰의 치안감급 이상 고위직 인사를 단행하고, 변호인은 또다시 검찰의 대면조사를 거부하고 나섰다. 민심 수용이 아니라 항전 태세의 강화로 풀이된다.

다음주엔 경무관 승진 등 후속 인사도 하겠단다. 수백만명의 시민이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을 밝힌 게 벌써 5주째다. 국회는 이번 주말이나 늦어도 내주엔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본회의에서 의결할 채비를 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경찰 고위직 인사를 단행하는 박 대통령이 과연 제정신인지 묻고 싶다. 마지막 순간까지 ‘권력 집착’을 버리지 못하는 탐욕이 가증스럽다.

지금 정부는 공백 상태나 마찬가지다. 신뢰를 상실한 대통령은 국무회의나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마저 주재하지 못하고 있다. 국무총리와 경제부총리는 사실상 두 명인 채로 방치된 지 오래다. 이런 난맥상을 끝내려면 박 대통령이 빨리 퇴진해야 마땅하다. 그것이 그나마 떠나면서 국민에게 고통을 가장 덜 주는 길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경찰 고위직 인사를 단행했다. 민심의 동향을 제대로 전해 듣고 있는지조차 의문이 드는 행위다. 아니면 끝까지 민심에 맞서 횡포를 부리겠다는 대국민 항전 선언으로 볼 수밖에 없다. 대통령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시국 수습 방안 마련’ 등의 이유를 들어 검찰의 대통령 대면조사를 재차 거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든 데 대한 부끄러움과 참회의 기색은 찾으려야 찾을 수 없고, 오직 반격의 기운만이 엿보인다.

‘정호성 녹음파일’을 들어보면 대통령 수준이 이 정도인가 자괴감을 느낀다고 하던데, 정말 박 대통령의 상황 인식이 이 정도란 말인가. 벼랑 끝에 몰려서도 인사권을 챙기는 대통령을 보면, 이런 사람에게 4년 가까이 국정을 맡겼다는 것 자체가 끔찍하다. 이젠 하루라도 빨리 대통령 권한을 정지하는 게 나라와 국민을 위하는 길이란 생각이 든다. 국회는 더는 늦추지 말고 이번주 안에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키길 바란다. 정상적인 판단능력을 상실한 대통령에게 단 일초도 국정을 맡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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