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사설

[한겨레 사설] 경제사령탑 혼선, 여야정 합의로 신속하게 풀어라

등록 2016-12-12 17:56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돼 헌법재판소가 탄핵 심판 심리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황교안 국무총리가 당분간 대통령의 권한을 대행한다. 정국이 경제에 끼치는 부정적인 면도 없지는 않은 만큼, 이제 가장 시급한 일은 경제사령탑을 둘러싼 혼선을 매듭짓는 일일 것이다.

박 대통령은 11월2일 김병준씨를 새 총리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을 경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로 내정했다. 그것이 혼선의 발단이 됐다. 임 위원장을 새 경제 부총리로 추천한 김병준 총리 후보자가 사퇴했으니, 다 없던 일로 하는 것이 형식상으론 깔끔하다. 유일호 부총리가 자리를 그대로 지키면 후속 인사를 해야 하는 부담을 피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미 리더십이 흔들린 그가 이 어려운 경제 상황을 제대로 헤쳐갈 수 있겠느냐가 문제다.

유 부총리는 그동안 여러 경제정책에서 실기를 거듭했다. 청와대에서 내린 결정을 집행하기만 할 뿐, 경제정책을 지휘하는 사령탑으로서 존재감도 매우 약했다.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는 빨리 손을 뗄 생각만 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그런 사람을 유임시킬 경우, 경제 주체들은 ‘사령탑의 부재’가 계속된다고 받아들일 수도 있다. 벌써 내년 초에 일찌감치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논의해야 한다는 말도 나오는데, 이를 유 부총리가 나서서 언급하기도 부적절할 것이다. 정권 말기에 단기적으로 위기관리를 해나가기엔 관료사회를 다잡을 수 있는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더 적합하다는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

일부에서는 여·야·정이 합의하는 제3의 인물을 경제사령탑으로 세워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서둘러 합의에 이를 수만 있다면 최선일 것이다. 하지만 합의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면 추진하지 않느니만 못할 것이다.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년 경제성장률을 2.4%로 예상할 만큼 경기 흐름이 좋지 않다. 가계부채 관리, 부실기업 구조조정 등 중요한 현안도 산적한데다, 미국의 경제정책 방향도 불확실하다. 최선이 아니면 차선, 차선도 안 되면 차차선을 찾는다는 생각으로 서둘러 혼선을 매듭짓는 게 경제 주체들의 불안감을 덜어주는 길이다. 황교안 권한대행이 먼저 방향을 정하되, 야당과 협의를 거쳐 신속히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