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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한겨레 사설] ‘정유라 특혜’ 몽땅 부인한 뻔뻔한 이대 교수들

등록 2016-12-16 17:32수정 2016-12-16 17:32

15일 국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온 이화여대 교수들은 ‘정유라 특혜 의혹’에 대해 상식과 동떨어진 ‘모르쇠’ 답변으로 일관했다. ‘입시 공정성을 해치는 일’들이 벌어지긴 했으나 조직적인 부정으로 보긴 힘들다는 이대 자체 감사 결과에 충실한 답변을 한 듯하나 공분을 자초했다. 일부 교수들은 어처구니없게도 교육부에 이은 대학 자체 감사로 드러난 사실조차 부인했다.

그렇다면 정유라 특혜는 귀신이 주도했다는 말인가. 교육자로서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황당한 ‘금수저 특혜’에 분노하는 학생과 수험생들을 생각해서라도 그렇게 뻔뻔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의혹의 중심인물로 알려진 김경숙 전 건강과학대학장은 최순실씨가 올해 4월 학교를 방문한 뒤 교과목 담당 교수들에게 정유라씨의 출석을 인정하고 학점을 줄 것을 요청했다. 5~6월께 학장회의에선 아예 훈련 기록만으로 출석을 대체하는 학칙 개정까지 건의했다는 감사 결과를 봐도 학사 특혜를 주도한 주역이다. 그런데도 청문회에서 “학점 부여는 교수 개인의 권한”이라는 등 모든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자신을 비롯한 체육과학부 교수들이 승마 등 종목을 특기자 전형에 포함할 것을 발의하고, 입시 면접에선 체육과학부 교수들이 ‘과락’ 대상자를 선정해 결과적으로 정씨가 합격선에 포함되는 등 여러모로 의혹을 받고 있음에도 모든 의혹에 부인으로 일관했다. 김종 전 문화부 차관과의 관계도 “사무적으로 만나 얘기하는 관계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최경희 전 총장은 최순실씨를 두 차례 만난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학부모가 왔다길래 만났을 뿐”이라고 답변했다. 총장이 최순실씨 아닌 다른 학부모도 그렇게 쉽게 만나준다면 모를까 소도 웃을 일이다. 남궁곤 전 입학처장 역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면접에 반영하라고 했을 뿐 정씨를 특정해 뽑으라고 한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정유라 특혜의 전모를 드러내지 못한 데는 교육부의 부실감사 책임도 크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청문회에서 지적했듯이 문제투성이인 학칙 개정 경위나 유일하게 8건이나 교육부 재정지원을 받게 된 이유 등은 감사조차 하지 않았다.

정유라 특혜의 실체가 밝혀지려면 최순실-청와대와 교육부-이대 사이의 조직적 연계가 드러나야 한다. 특검의 분발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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