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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한겨레 사설] 나라 얼굴에 오물 퍼부은 외교관 성추행

등록 2016-12-20 17:38수정 2016-12-20 20:48

나라 꼴이 말이 아닌데 칠레 주재 한국 외교관의 미성년자 성추행 사건으로 밖에서까지 망신살이 뻗쳤다. 나라의 좋은 면을 알리려고 나간 외교관이 나라 얼굴에 오물을 퍼부은 것이나 다름없다. 박근혜 정부의 외교가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논란으로 시작하더니 칠레 주재 외교관 성추행으로 끝날 모양이다. 한국 외교의 망신이자 수치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칠레 텔레비전 방송의 함정취재(몰래카메라)에 잡힌 참사관 박아무개씨의 성추행 장면을 보면 ‘이런 짓을 하는 자가 외교관이라니’ 하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 박씨의 악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현지 교민은 박씨가 12살 소녀를 성추행한 혐의로 고발당했으며 교민 부인을 성희롱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이 폭로가 사실이라면, 그런 사람을 계속 참사관으로 두고 칠레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게 한 한국 대사관에 문제의 원인이 있다.

사태가 커지자 외교부는 박씨를 국내로 소환했다. 또 형사 고발과 함께 징계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미 칠레에서 한국 이미지는 추락할 대로 추락했다. 박씨 사건 말고도 재외 공관 직원들의 기강 문란은 한두 건이 아니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참사관이 음주운전을 하다가 차량 두 대를 들이받았는가 하면, 러시아 한국문화원장으로 재직한 이는 딸을 공고도 없이 채용해 인건비로 수천만원을 지급하기도 했다.

외교관들의 추태와 망동이 계속되는 것은 외교부가 정신을 딴 데 두고 있음을 뜻한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과 사드 배치 문제로 주변 정세가 어느 때보다 긴박한 마당에 외교관들이 나랏일을 제쳐놓고 추잡한 짓이나 벌이고 있으니 이런 외교부를 어떻게 믿겠는가. 정부는 즉각 칠레 주재 대사부터 불러들이고 외교 수장인 윤병세 장관도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 한 외교관의 일탈로 끝내버릴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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