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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사설] 소비자 우롱하는 ‘폴크스바겐 리콜’ 계획

등록 2017-01-13 17:25수정 2017-01-13 18:47

배출가스 저감장치 소프트웨어를 임의로 개조한 폴크스바겐의 티구안 2개 차종 2만7천여대에 대한 리콜 계획을 환경부가 승인해 다음달 초부터 리콜이 시작된다. 그러나 이번 리콜 계획에서도 폴크스바겐은 불법 개조 사실을 명확히 인정하지 않았다. 차량 구입자에 대한 보상도 불만을 사기에 충분하다. 정부의 대응이 안이했고, 이번 리콜 승인도 졸속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지난해 10월 임의 개조 사실이 적발된 뒤 지금까지 리콜이 미뤄진 것은 폴크스바겐이 임의 개조 사실을 끝까지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세 차례나 리콜 계획서를 반려했다. 환경부는 폴크스바겐 쪽에 “일정 기한 안에 임의설정을 인정하는 회신이 없으면 인정한 것으로 간주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고, 폴크스바겐이 답변하지 않자 임의설정을 인정한 것으로 판단했다. 어정쩡하게 매듭지은 것이다.

실험을 거쳐 리콜 계획을 까다롭게 검증한 것은 그나마 잘한 일이다. 하지만 소비자 배상은 시늉에 그친다. 국내에서 팔린 27만대의 차량 소유주 모두에게 정비나 액세서리 구매에 쓸 수 있는 100만원어치 쿠폰을 제공하겠다는데, 배상이 아니라 서비스 차원이라 한다. 차에 대한 평판이 나빠지고 중고차 값이 내려가자, 일부 차주들은 환불을 요구하고 있는데 결코 지나친 요구라고 보기 어렵다. 폴크스바겐은 미국에선 환매·수리와 별도로 소유자들에게 약 1180만원, 캐나다에선 530만원 규모의 보상 계획을 밝혔다. 한국 피해자에 대한 차별적인 대응은 오래 기억될 것이다.

정부는 허위 과장 광고에 역대 최대인 373억원의 과징금을 매기는 등 폴크스바겐에 모두 692억원의 과징금을 매겼다. 하지만 이 정도로 비슷한 불법 행위가 재발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과징금 부과기준과 한도를 크게 높이고 피해 보상을 강화하는 쪽으로 제도를 고쳤다지만, 그것으로 충분한지 철저히 따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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