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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한겨레 사설] 소득 중심 건보료 개편, 더 공평하게 더 빨리

등록 2017-01-23 18:00수정 2017-01-23 19:45

정부가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을 2년 만에 재추진하기로 하고, 23일 공청회를 열어 개편안을 발표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개편안 논의가 알차게 이뤄질 수 있을지는 의구심이 든다. 정부가 미뤄오던 개편안을 제출한 것에 의미를 두되, 국회가 충분한 검토를 거쳐 사회적 합의에 기반한 개편안을 확정하기를 바란다. 고칠 때 제대로 고쳐야 한다.

현행 건보료 부과체계에 문제가 많다는 데는 이미 폭넓게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저소득 지역가입자의 부담은 과중하다. 고소득자가 피부양자가 되어 보험료를 따로 내지 않아도 되는 길이 열려 있다. 정부안의 핵심은 지역가입자의 소득에 따른 보험료의 비중을 현재의 30%에서 60%로 높이는 게 목표다. 성·나이에 따른 평가소득 보험료를 없애고, 재산이나 자동차를 기준으로 매기는 보험료를 단계적으로 줄이거나 폐지하겠다는 것이다. 피부양자 기준도 강화한다.

소득이 높으면 더 내고, 소득이 낮으면 덜 낸다는 사회보험의 기본원칙을 살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안을 시행하면, 757만가구의 지역가입자 가운데 보험료가 내리는 가입자가 600만가구 안팎이고, 오르는 가입자는 3단계 시행 때 16만가구에 그친다. 그러나 고소득자와 재산이 많은 사람에게 여전히 무임승차의 길을 열어두고 있다. 정부안은 재산이 과표 기준 3억6천만원(시가 7억2천만원) 이하이면서 생계가능 소득이 1천만원을 밑돌면 피부양자로 남을 수 있게 하고 있다. 또 종합과세소득 합산금액이 2천만원 이하인 사람을 피부양자로 인정하고, 직장가입자의 경우도 보수 외 소득에 대해 2천만원까지는 추가 보험료를 매기지 않는다. 소득 기준 원칙의 적용이 느슨한 부분이다.

개편안을 시행하면 3단계에 건강보험 재정 수입이 연간 2조3천억원 줄어든다. 적립금이 20조원가량 쌓여 있다고는 하나, 건강보험 보장률이 63.2%로 국민의 기대치에 한참 못 미치는 게 현실이다. ‘재정 중립’적인 개편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보험료 부담이 커지는 이들의 반발을 고려해 3년 주기로 3단계에 걸쳐 개편을 추진하겠다고 한다. 2단계, 3단계를 추진할 때 반발이 크게 불거져 개편 계획이 흔들릴 수도 있는 만큼 일괄 추진하거나 단계를 축소하는 것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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