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올해 말부터 국세청의 소득 관련 행정자료를 반영해 새 지니계수를 산출해 발표하기로 했다. 그동안 가계동향조사를 바탕으로 한 지니계수를 써왔으나, 소득 불평등 정도가 실제보다 훨씬 낮게 나타나는 문제점이 있었다. 새 지니계수를 쓰면 우리나라의 소득 불평등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서도 매우 심한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날 것이다.
지니계수는 이론상 최고치가 1이고, 0에 가까울수록 소득분배가 평등한 것이다. 가계동향조사를 바탕으로 한 지니계수는 2013년 0.302, 2015년 0.209로, 우리나라 소득 불평등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 35개 회원국 가운데 중간 수준으로 보인다. 하지만 가계동향조사는 표본이 1만가구에 불과한데다, 고소득층 표본가구가 소득 노출을 꺼려 금융소득을 숨기는 탓에 현실과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 많았다.
조사원이 2만여 표본가구를 직접 대면조사하는 가계금융복지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산출하면 우리나라 지니계수는 2013년 0.347, 2015년 0.341이었다. 가계조사를 바탕으로 한 것에 견줘 꽤 높다. 2013년 수치는 35개 회원국 가운데 평등한 정도가 27위에 그친다. 새 지니계수는 국세청이 10월에 개인의 금융소득 자료를 통계청에 제공하고, 통계청이 이를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반영하여 산출하게 된다. 수치가 0.4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지니계수로 본 우리나라 소득 불평등도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급격히 커지다 2010년께부터 조금씩 완화돼왔다. 그러나 지난해 가계동향조사에서 5분위 소득배율(상위 20% 계층의 소득을 하위 20% 계층 소득으로 나눈 값)이 4.48로 전년도의 4.22에서 큰 폭으로 올랐다. 이를 보면 불평등이 다시 커지는 조짐이 뚜렷하다. 이번 지수 개편을 소득 불평등 개선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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